'한국 때리기', 영·미 언론과 투기세력 결합?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9.03.05 17:17

주로 영·미 언론이 한국시장을 과도하게 비판

-FT, 이코노미스트(영국)에 이어 WSJ(미국)까지 가세
-왜곡·과장 보도와 투기세력 공격이 묘하게 일치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 필요
-독일 프랑스 쪽은 한국 시장에 비교적 객관적 접근


영국에 이어 미국 언론이 또다시 한국에 대해 '험담'에 가까운 비판 기사를 내보냈다. 국내 외환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 시점이 묘하게도 한국 외환시장에 대한 역외세력의 투기거래 확대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영미 대표 언론들이 제한된 취재와 정보, 분석에 의존해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심지어 "투기세력과 영미계 언론의 '검은 커넥션'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미국 월가의 시각을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한국 정부가 위기를 은폐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는 취지의 '짜깁기식 기사'를 보도했다. WSJ은 "한국 정부는 '몹시 격분한 나머지(blue in the face)' 자국 은행의 건전성을 알리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며 " 비판적인 지적을 반박하고, 좋은 소식만 뿌리고 있다"고 실었다.

이 기사는 이어 일본 토요타와 현대자동차의 지난달 미국내 판매가 극명한 대조를 보였고, 대만 싱가포르 등 주변 국가들이 상대적인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 나가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이같은 대응은 원화가치 하락을 막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영국계 언론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하 보유액)에 대해 회사채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빼면 1700억달러로 떨어져 지난해말 단기외채 규모(1940억달러)를 밑돈다고 보도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한 보도 해명자료에서 "보유액은 1월말 현재 2017억달러로 세계 6위를 기록, 단기외채 상황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홍콩의 HSBC의 엉터리 자료를 근거로 "한국이 17개 신흥시장국 중 세번째로 위기에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단기외채 비율이 102%(재정부 공식 해명 수치, 75%)라는 HSBC의 잘못된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일련의 외국 언론 보도는 일면 근거를 갖고 있는 듯 보이지만 한쪽만을 과도하게 과장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나라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외채통계를 공표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로 분류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영국의 단기외채 비율은 1만%가 넘고 독일 일본 등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IMF가 한국의 경제력 등을 종합 점검해 한국을 선진국권에 한국을 포함시켰는데, 이제와서 굳이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문제삼는 것은 편향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주로 영미 언론들이 한국을 집중 비판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이 주식을 사거나 역외선물환시장에서 매수가 진행된 직후 한국 경제와 시장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투기 등과 관련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언론들은 주로 홍콩 쪽에서 한국 관련 정보를 얻고 있는데, 홍콩은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아시아본거지로 정평 나 있다. 특정 투기세력이 일부러 왜곡시킨 정보와 분석을 이들 언론에 흘리고, 이것이 과대포장되면서 '어두운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는 추측이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한국 주식 및 외환시장은 시장 규모, 거래 활성화 등에서 투기세력이 '치고 빠져나가기 좋은' 시장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월가와 영국의 투기세력이 손실을 만회할 먹잇감으로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 수석연구원은 "주로 영미계 언론이 한국에 대해 부정 일색"이라며 "독일, 프랑스계 언론과 투자은행(IB)들의 접근은 한결 객관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칼리옹은 최근 원화가치가 올 하반기 회복되고, 3~6개월 안에 한국 정부와 은행의 부도 위험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독일계 투자은행인 UBS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재고자산 감소와 정부의 공격적인 정책으로 3분기와 4분기에 완만한 상승세를 타게 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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