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성과급·배당無‘우울한 봄’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9.03.06 08:36

지난해 막대한 적자로 성과급 지급 않기로..주주배당도 없어

국내 대형 항공사에 근무하는 A씨는 2월 월급명세서를 받아보고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악화된 실적으로 성과급에 대한 큰 기대는 안했지만 실제로 명세표를 받아오니 상실감이 컸다. 설상가상 A씨는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배당도 받지 못해 안 그래도 얇아진 지갑이 더 얇아지게 생겼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주주배당도 하지 않기로 해 두 회사 직원들은 '우울한 봄’을 맞이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경영성과에 따라 연초 통상임금의 100~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왔다.

2002년부터 성과급을 지급한 대한항공은 2004년을 제외한 매해 성과급을 지급했다. 아시아나도 2003년부터 지급했으나 2004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로 성과급을 지급 못하게 됐다.

이처럼 성과급을 주지 않는 이유는 지난해 막대한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이 10조2126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화부채 환산손실이 대폭 늘어 2조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당기순손실은 1조9424억원으로 2007년 당기순이익 107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 4조2615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손실은 2271억원으로 영업적자(527억 원)의 4배나 됐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지난해 실적이 안 좋기는 했지만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소정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일부 직원들의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두 항공사는 또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올해 주주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2001년 이후 2002년과 2004년에 이어 올해 주주배당을 안하기로 했다. 특히 한진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주)한진한국공항 등이 배당을 결정해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크다.

2007년 창사 이래 19년 만에 처음 주주배당을 한 아시아나도 2년 연속 배당을 했으나 올해는 안하기로 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최근 기자와 만나 "지난해 경영성과가 안 좋아 성과급과 주주배당을 하지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은 지난해 해외여행 수요 급감과 외화 환손실로 발생한 순손실이 엄청난 규모였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양사가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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