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1년 성적표, 대부분 마이너스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09.03.05 12:07

"채권 달러예금 등 분산투자 절실"

“증시는 날개가 꺾인 듯 올라갈 줄 모르고, 내 펀드 수익률은 갈수록 악화되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증시가 휘청거리자 투자자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3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1000선까지 일시적으로 무너졌다. 올 초 주식시장의 깜짝 반등으로 급락세가 진정되었을 것이란 한 가닥 기대마저 무너졌다고 투자자들은 아우성 댔다.

무엇보다 가장 안달이 난 투자자들은 지난해 펀드에 가입했던 사람들이다. 5년 전이나 3년 전쯤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비교적 느긋할 수 있지만 지난해 가입했던 펀드 투자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손실률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반 토막이고 많게는 1/4토막 난 펀드까지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는 최소한 3년 이상 가져가야 한다며 지금 환매하는 것은 별로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부분 입을 모은다. 그렇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증시가 이처럼 출렁거리는데 마냥 손실 난 펀드를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지난 1년 동안의 펀드 성적표를 살펴보고, 앞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할 지 다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내 펀드 투자 무엇이 잘못 됐고, 앞으로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1년 전 샀던 내 펀드 어떻게 됐어?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년 전을 기준으로 2일 현재 전체 펀드 수익률은 채권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이너스다. 국내 주식형이 -36%, 주식혼합형이 -18%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상황이 더 나쁘다. 전체 수익률은 -49%. 특히 이머징마켓펀드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중국이 -52%, 인도가 -46%, 러시아가 -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혼합형펀드 역시 -44%의 저조한 수익률을 냈다.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것은 주로 채권 상품이었다. 국내 채권형펀드가 6%, MMF가 5%였다.

1년이라는 특정시점을 놓고 볼 때 국내시장이 해외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주식형보다는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높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과거 1년만을 놓고 본 자료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 지와는 별개의 문제다.

이 초라한 성적표가 3년, 5년을 기준으로 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특히 5년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34%, 특히 배당 주식펀드의 수익률은 68%가 나온다.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26%)와 MMF(23%)의 수익률보다 낫다.

또 해외 주식형펀드는 5년 전을 기준으로 볼 때 -7%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신흥국 주식펀드의 경우 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산설계 전문가들이 늘 주장하는 ‘장기 투자’의 필요성에 어느 정도 부합되는 통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 대부분은 최근 3년 이내에 펀드에 가입했기 때문에 5년 전을 기준으로 한 수익률은 남의 나라 얘기 같은 것이 현실이다.

◆“채권 달러예금 등 분산투자 절실”

물론 1년 전 펀드 성적표를 놓고 “펀드 투자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하기엔 다소 성급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산 투자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해야 할 교훈을 얻었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통 펀드는 3년, 5년 단위로 평가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서 1년 정도의 펀드 수익률을 가지고 뭐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지난 1년간의 성과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얘기했다.

먼저 자산배분 측면에서 볼 때 주식펀드 내에서 국내와 해외를 배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 내에서 국가별(이머징마켓, 글로벌마켓, 브릭스(Brics) 등)로 나눠 투자하는 것은 자산 배분의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분석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나 동유럽발 금융위기에서 볼 수 있듯 글로벌 증시 동조화가 매우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산을 배분할 때에는 국내/해외 배분이 아니라, 주식형과 채권형 등 안전자산과 비안전자산을 섞어서 투자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주식과 채권을 합한 혼합형펀드상품을 드는 것보다는 자신의 성향이나 재무목표에 따라 주식형과 채권형펀드를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다.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컨설팅연구소장 역시 “자산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더욱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우 소장은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성 부동산이라든지 소액 우량회사채, 달러예금 등 주식이 하락하더라도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들을 반드시 자산에 편입시켜서 펀드와 함께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환율과 증시가 반비례하는 상황에서 주식이 하락하더라도 수익이 날 수 있는 환율 상품 즉 달러예금 등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이 급락장에서도 전체적인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단 달러예금을 들 때에는 평소에 조금씩 사 모으는 즉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지 단기 투기성 상품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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