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졌지만, 상승압력 줄진 않았다"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9.03.03 16:49

(종합)시장 반응 "당국개입, 시장불안 요인될 수도"

-"고점이냐 아니냐" 매수세력 불안에 당국 '하락의지' 과시
- 하락 가닥에 너도나도 달러 매도.. 환율 낙폭 키워
- 환차손 입은 달러 매수세력 '가만히 있을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물량이 3일 전격적으로 외환시장을 강타했다. 환율은 나흘 만에 급등세를 접고 하락반전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낙폭이 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급등세가 진정된 점을 반기면서도 "환율 상승압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지난 10일부터 촉발돼 전날까지 189.3원 급등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환율 급등세를 반영해 19.7원 급등한 159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부터 1590원을 가볍게 돌파해 1594원에 거래되며 1600원선까지 노렸다.

환율 레벨이 너무 높은데다 상승속도가 가팔라지자 이날 달러 매수 세력들은 불안한 심리를 드러냈다.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큰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일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한데다 이날 장 초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시장을 의연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달러 매수세에 경고성 멘트를 날렸다. 장 초반부터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보이는 달러 물량이 나오자 달러 매수 세력들은 더욱 초조해졌다.

그러나 환율 상승기조가 워낙 강해 달러매수 세력들은 환율레벨이 떨어지더라도 전일종가인 1570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환율 상승을 예상한 달러 매수세는 이날도 1570원대 수준에서 달러를 매수하기도 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이미 1590원대가 고점이냐 아니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외환당국이 1600원선 돌파를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시장심리가 불안해져 상승과 하락 기대심리가 비등해지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보이는 달러 매물이 쏟아졌다.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전 주말까지 외환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이 적어 환율이 더 올라버리자 뒤늦게 달러를 매수한 세력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며 "시장에서 1590원이 고점이라는 걸 받아들일 때 개입 물량이 나오자 환율 하락기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일단 환율이 하락세로 기조를 잡자 은행권이 롱처분(달러매도)에 나섰다. 꾸준히 달러를 매수했던 역내외 세력들도 환차손을 우려해 너도나도 달러를 처분했다.

외환시장에 달러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환율은 하락반전해 1550원대까지 떨어졌다. 급격한 낙폭에 놀란 달러 매수세들은 1570원에 호가를 내며 환율 반등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환율 하락세 만으로 지속적인 하락 기조를 유지할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하락세가 굳어진 것이 아니고 당국 개입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1570원대 달러 매수 포지션이 많다. 이들이 환율 레벨을 올려서라도 환차손을 보상받으려 한다면 강한 환율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반등 가능성이 낮고, 동유럽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은 지속되고 있어 전 세계적인 달러 환수는 계속되고 있다. 외환당국이 2월중 외환보유액이 2000억 달러 선을 지켰지만, 시중 외화부족 상황은 지속되고 있어 서울외환시장에 달러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환율 낙폭이 컸던 탓으로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고, 환차손을 줄이려는 역내외 투자자들이 환율 반등세를 이용해 레벨을 올릴 가능성도 크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역외가 외환당국의 환시장 개입을 두고,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독립성을 의심하거나 국내 달러 보유량 부족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한국에 투자한 달러자금 환수 강도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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