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號, 현장경영 ‘닻’올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9.03.04 08:44

대표이사 선임 후, 첫 해외출장 '구주지역본부' 다녀와

지난달 19일 독일 프랑크푸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47ㆍ사진). 지난해 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첫 해외출장길에 나선 그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고 있는 회사의 탈출구를 찾아야만 하는 부담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 회장이 독일 함부르크 터미널을 방문하는 것으로 현장 경영의 시동을 걸었다. 스스로 ‘경영자’ 보다는 ‘대모’ 역할을 자처했던 최 회장이 본격적인 해외현장 챙기기에 나선 셈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독일 함부르크에 자리 잡은 한진해운 구주지역본부를 방문해 영업조직을 둘러보며 사업현황을 점검받고 즉석 회의도 주재했다.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해야 하는 해운업의 특성상 해운회사 경영을 맡은 수장들은 해외에서 보고를 받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유럽의 제2항구인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한진해운 구주지역본부는 유럽의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 1954년 런던사무소로 출발해 1988년 구주본부가 됐고 1990년 함부르크로 이전했다. 현재 지역본부와 9개 지점, 14 영업소 등에 459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총 15개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최 회장이 구주지역본부에 가서 수익성 확보 및 내실 경영 강화 등의 당부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구주본부 방문이 글로벌 경제침체로 컨테이너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세계 10위권의 컨테이너 선사이다.


지난 2년여 간 업무 파악을 마친 최 회장이 지난해 말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 참가를 선언한 뒤, 어떠한 모습으로 경영에 참여할 지 업계에선 주목해왔다.

최 회장은 2006년 11월 남편 조수호 회장이 작고한 뒤 2007년 초 부회장으로 선임됐으며 같은 해 12월 회장직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말 대표이사직도 맡아 ‘오너 체제’를 구축했다.

최 회장은 양현재단과 두 딸의 지분을 합해 지분 9.21%를 소유한 한진해운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그 동안 조 회장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한 양현재단의 이사를 지내면서 "회사경영과 관련해서는 대모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뒤에서 지원을 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이번 해외출장을 계기로 앞으로 현장 활동을 강화하며 '경영자'로서의 보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인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운시황 악화로 향후 선사 간 극심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고 저단가 체제를 구축, 수익성 확보를 위해 힘쓰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일단 한진해운 측은 선을 긋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해외 영업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을 독려하고 영업 전략을 논의하는 하는 자리"라며 "다음번 현장방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김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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