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줄였더니 360억 더 벌었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3.05 09:33

카드업계 대출절차 간소화 효과 '쏠쏠'

"60초 줄여 360억원을 번다." 신한카드가 올해 도입한 '6시그마'의 효과다.

신한카드는 우선 카드론 대출과정을 간소화했다. 자동응답기(ARS)를 통해 진행되는 대출절차가 복잡해 신청자들이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자체 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전까지 신한카드에서 카드론을 받으려면 8개가 넘는 카드론을 일일이 소개받은 뒤 신청해야 했다. 이렇다보니 대출 1건당 평균 5분40초가 걸렸다. 성충기 경영혁신팀 부장은 "5분을 넘길 경우 고객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며 "대출과정을 5분 이내로 단축하기 위해 불필요한 과정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상품소개 전 고객이 원하는 대출기간과 금액을 입력하도록 했다. 여기에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해 추천상품수를 4개 정도로 줄일 수 있었고 카드론 신청시간도 1분 단축됐다. '1분의 효과'는 예상 외로 컸다. 1월 한달간 카드론 취급액이 이전보다 3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연간으로 360억원 규모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6시그마운동으로 한달간 취급액이 65억원가량 증가했다"며 "올 한해 취급액이 770억원 늘어나고 비용은 32억원 절감돼 모두 802억원의 재무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가 올들어 체질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가 카드사태 이후 가장 혹독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지난해 5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6.5% 감소했고 연체율은 5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카드도 최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재승인 절차를 축소했다. 온라인과 ARS를 통한 대출 신청과정에서 승인오류가 상당했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회원만 15만명에 달했다. 이중 46%는 재승인을 위해 카드사 상담원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나머지 54%는 대출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삼성카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승인거절 유형을 22개로 세분화했다. 재심사할 경우 승인 가능성이 높은 유형을 신설, 해당 고객들에게는 상담원이 곧바로 전화해 재승인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올초부터 승인 거부된 고객의 재승인 비율은 62.5%로 종전보다 19.5%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스템을 개선, 연간 144억원의 수익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지난해 10월부터 홈페이지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사용한도 및 이자율을 조회하고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을 미리 계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들이 보다 쉽게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카드론 사용실적은 월평균 90억원 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작은 혁신을 통한 수익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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