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이브리드 디카 '절반의 성공'?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9.03.03 09:59

야심작 'NX' 시스템 '첫선'..독자개발했다는데 차별화 안돼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올 하반기 출시될 차기 전략제품인 하이브리드형 디카 시제품을 전격 공개했다.

하지만 정작 제품 설계방식과 외형이 이미 지난해 말 출시된 파나소닉의 첫번째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와 크게 다르지않아, 경쟁사 흉내내기에 그친 아류작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국제광학기자재전(PMA) 2009'에서 독자개발한 하이브리드 디카 'NX' 시제품(사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디카는 DSLR카메라 이미지센서가 그대로 탑재된 반면, 크기와 무게를 컴팩트 디카 수준으로 대폭 줄인 이른바 미니 DSLR카메라로,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사상 최악의 '적자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선택한 비장의 승부처다.

실제 삼성디지털이미징 박상진 대표도 회사 독자출범을 전후로 "하이브리드 디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어떤 차별화된 제품이 나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돼왔다.

그러나 막상 이날 첫 공개된 시제품은 이미지센서 규격만 다를 뿐이지,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미니 DSLR시장을 위해 공동개발한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의 원리를 상당부분 차용했다.

가령, DSLR카메라의 미러박스와 광학식 뷰파인더를 과감히 없앰으로써 카메라 본체의 무게와 크기를 줄이는 설계방식을 채용했다. 이는 마이크로포서드 방식과 같은 원리다. 대신 전자식 뷰파인더(EVF)를 채용한 부분도 마이크로 포서드와 동일하다.

지난해 세계 첫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로 출시된 파나소닉의 '루믹스 G1'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이유다. '시장주도'보다는 오히려 경쟁사 따라하기에 너무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G1과 비교해 포서드(4:3) 이미지센서가 아닌 일반 DSLR센서(APS-C 규격)가 탑재되고, 디자인도 좀 더 얇게 설계됐다.

하지만 파나소닉과 같은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인 올림푸스가 올 중반에 내놓을 하이브리드 디카는 이보다 훨씬 작은 크기여서, 휴대성과 디자인 차별화도 녹록치는 않을 전망이다.

전용 렌즈수급도 관건이다. 별도의 어댑터를 채용할 경우, 기존 렌즈군도 호환가능하지만, 하이브리드 디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용렌즈군이 다양해야 한다.

그동안 주로 日펜탁스로부터 DSLR 렌즈를 수급해왔던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이번 하이브리드 디카와 관련해선 펜탁스와 독자노선을 걷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렌즈 기술력이 부족한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제대로 된 렌즈를 적기에 양산해낼 수 있을 지가 미지수다.

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은 동일한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을 따르기 때문에 렌즈 수급력 면에서 삼성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간 렌즈가 호환되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이 '위기해법'으로 야심차게 하이브리드 디카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능과 기능면에서 차별화 요소가 없는 상황에서 렌즈군 면에서도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의 협공에 밀릴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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