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힘들어진 1000선 지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3.03 08:09

통제권 벗어난 악재 투성이… 전문가들 '기다림' 강조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7000선이 무너졌고 이후 계속 내리막을 탄 끝에 30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6800까지 붕괴됐다. S&P 500, 나스닥 모두 마찬가지였다. 미국발 악재에 유럽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AIG에 대한 300억 달러의 추가 자금지원이 발표됐지만 시장에서는 이번이 끝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AIG 회장도 또 손을 벌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동유럽 국가들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EU 정상들은 동유럽 지원안 합의에 실패했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고 유가는 폭락했다.

오늘(3일) 개장에 앞서 들려온 소식들은 온통 악재 뿐이다. 1000선까지 불과 18.81포인트 남겨둔 코스피지수는 오늘 1000선 지지력 테스트를 받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일 4% 이상 급락하며 뉴욕 증시에 앞서 미리 매를 맞았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놓고 보면 1000선 지지 보다는 붕괴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현재 우리 증시의 불안을 이끌고 있는 악재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경기침체 이슈라면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겠지만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금융불안은 우리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문제들이다. 미국과 유럽의 각 국가들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천수답 증시다.

수급이 그나마 받쳐준다면 버틸 수 있겠지만 외국인은 15일 연속 순매도 행진 중이고 선물시장의 불안에 따라 프로그램도 순매도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 저평가에 따른 '선물 매수-현물 매도'의 차익거래만이 아니라 그냥 주식을 바스켓으로 매도하는 비차익거래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기관마저 연일 주식 바스켓을 비우고 있다는 얘기다. 17일간의 비차익거래 순매도 행진은 2007년 3월30일부터 4월25일까지 19일간 계속된 이후 최장 기간 기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제히 '기다림'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금융불안이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가 어디까지 무너지고 어디가 지지선이 될지 아직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제적인 대응보다 지수 바닥 확인 이전까지는 위험관리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시장 반등과정에서 펀더멘털 모멘텀보다는 단순히 수급상 우위(테마, 기대감)를 통해 주가 상승이 크게 나타났던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향후 유연한 시장대응을 위해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절매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환율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요동치고 있는 환율시장이 안정을 되찾기전까지 주식시장의 조정 분위기는 쉬게 되돌려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보수적 시각에서 시장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이 왔지만 호남과 경남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오늘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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