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폐지…출총제의 기구한 삶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3.03 14:05
-1987년 도입…1998년 외환위기때 폐지
-2001년 부활…2007년 상징적 효과가 남아
-개정안 국회 제출후 8개월만에 폐지안 국회 통과

출자총액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3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한 지 8개월만이다. 그 사이 MB악법으로 꼽혀 야당의 반대도 컸고 직권상정으로 본회의에 올라갈 뻔하기도 했다.

출총제는 정부의 개정안 제출부터 국회통과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1987년 탄생부터 2009년 폐지까지 22년간 삶도 기구했다.

출총제는 경영자가 회사돈으로 다른 회사 주식을 사들여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87년 4월 도입·시행됐다. 이후 재계는 꾸준히 출총제 폐지를 요구했고 외환위기 때에는 주장의 강도를 높였다.

재계의 거센 요구와 외환위기의 파고를 출총제는 견디지 못했다.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허용과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 등 정책상 필요성으로 1998년 2월 폐지된 것.


그러나 재벌들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계열사 출자가 반복됨에 따라 출총제는 2001년 4월 부활했다. 2002년 일부 조항이 완화됐지만 출총제의 힘은 여전했다.

본격적인 출총제 완화 논의는 참여정부가 2003년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이뤄졌다. 시장감시 활성화를 전제로 출총제 폐지가 논의됐다.

2007년 총총제 적용대상은 자산 2조원 이상의 계열회사로 변경됐고 출자한도도 순자산의 25%에서 40%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출총제는 실효성이 크게 떨어져 상징적 효과가 남게 됐다.

실제로 현재 출총제 적용대상은 10개 기업집단 31개사로 이들의 출자여력은 43조원에 이른다. 반면 지금까지 출자한 총액은 27조원에 불과하다. 출자한도가 소진된 회사도 STX조선, 한진에너지,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등 4개사뿐이다.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출총제는 이번 여야합의로 2001년 부활후 8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첫 탄생부터는 22년만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