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빴던 24시간…여야 협상 전후

심재현 기자 | 2009.03.02 18:24
여야 정치권은 2일 충돌 직전 국회 정상화의 길을 찾았다. 극적 타결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정한 쟁점법안 심사기일을 30여분 넘긴 시점에 이뤄졌다.

여야는 이날 임시국회 최대쟁점인 신문법·방송법 개정안 등 미디어 관련법 처리와 관련,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100일간 논의한 뒤 '표결 처리'키로 합의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세번째)가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본회의 전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여야는 지난 1일 김 의장이 직권상정 의사를 시사한 뒤부터 숨 돌릴 새 없이 협상을 벌였다. 1일 오후 3시에 박 대표와 정 대표간 회담을 시작으로 꼬박 24시간 동안 대표 회담 4차례, 원내대표 회담 3차례 등 공식 회담만 7차례 가졌다.

최대 위기는 김 의장이 15개 쟁점법안에 대해 심사기일을 지정한 2일 낮 1시30분였다. 김 의장이 방송법 등 15개 쟁점법안의 심사기일을 오후 3시로 정하며 직권상정을 예고하자 민주당은 바쁘게 움직였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통신위 산하에 설치할 사회적 논의기구의 논의 기간을 당초 '4개월'에서 '100일'로 줄이고 국회의장 중재 회동에서 거부했던 한나라당의 '표결 처리'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전격 수정했다.


이를 두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원 원내대표가 오후 2시40분에 회동한데 이어 양당 박 대표와 정 대표가 오후 3시20분부터 담판을 벌였다. 10여분 뒤 박 대표와 정 대표는 회담장을 나서며 "쟁점법안 최종 타결"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본회의는 3일로 하루 미뤄졌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과 관련한 경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김 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선 6개 미디어 관련법의 분리 처리 방안에 대해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며 서명 직전까지 다가갔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긴급 의원총회에서 '중재안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은 좌초됐다. 특히 한나라당 지도부가 2일 오전 9시30분 시내 모 호텔에서 김 의장과 비공개로 회동을 가진 직후 "더 이상 합의는 없다"고 선언하면서 상황은 급반전 됐다.

한편 이날 김 의장의 쟁점법안 심사기간 지정이 알려진 직후 민주당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회 경비대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막바지 담판을 벌이던 오후 3시쯤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농성하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모여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앞서 지난 1일엔 한나라당 의원 60여명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농성에 들어가면서 점거농성에 항의하는 민주당 당직자 50여명과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과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다쳐 병원에 실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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