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안정적 운용 DB형 돋보여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3.03 06:00

꾸준한 증가세 속 유형별 운용수익률 달라

지난해 금융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 누적 계약건수와 적립금액은 각각 전년대비 61.9%, 140% 증가했다. 확정기여형(DC) 등 다른 유형에 비해 확정급여형(DB) 증가율이 돋보였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누적 계약건수는 5만 3326건, 적립금액은 6조 6112억원을 기록해 2007년 말 3만 2942건, 2조 7550억원에 비해 각각 2만 384건, 3조 8572억원 늘어났다.

제도유형별로는 기존 퇴직금 제도와 유사한 DB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DB형 계약건수는 4943건에서 1만 2161건으로 146%, 적립금액은 1조 8276억원에서 4조 5818억원으로 150.7% 증가했다.

DB형은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을 산출해 지급되고, 기업이 자산운용사를 결정한다. 반면 DC형은 개인이 자산운용사 및 운용방식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퇴직금을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특히 보수적인 연금 운용을 선호하는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DB형을 선호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기업 DB형 계약건수 비중은 71.8%로 20인 이하 소기업의 DB형 비중 17.3%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또 대기업 DB형 계약건수는 1년 동안 151.9% 증가했다.

지난해 운용 수익률도 DB형이 돋보였다. DB형 수익률은 지난해 4.3%로 0.2%, 0.5%를 기록한 DC형 및 개인퇴직계좌(IRA)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이는 금융시장이 침체를 겪은 지난해 DB형이 보다 안정적인 운용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DB형은 적립금의 89.1%를 원리금보장상품에, 4.2%를 실적배당상품에 운용했다. 반면 DC형은 원리금보장상품과 실적배당상품에 각각 62.6%, 30.3%를 운용했다. DC형이 주식 및 주식형·주식혼합형 간접투자증권 등에 투자하지 못하지만, DB형은 주식 등에 30% 한도 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기준과는 상반된 운용 결과다.

이상아 금감원 선임조사역은 "가입자가 원하는 운용 방식에 따른 결과이기에 유형별 결과로 보기는 힘들다"며 "기업이 가입하는 DB형은 보수적으로, 개인이 운용방식을 정하는 DC형은 가능한 한도 내에서 공격적으로 운용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선임조사역은 "향후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실적배당형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시장선점을 위한 사업자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불건전영업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은 은행권역이 47.8%로 가장 높았고, 보험과 증권이 각각 40.4%, 11.8%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계약건수 및 적립금 증가율도 은행권이 각각 71.1%, 183.1%를 기록해 보험업계 및 증권업계 증가율을 넘어섰다.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보험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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