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신사임당, '친일' 표준영정 논란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9.03.02 16:41
↑ 5만원권에 나오는 신사임당 얼굴 그림(左)과 강릉 오죽헌에 있는 신사임당 표준영정(右).

강릉시가 신사임당 얼굴이 화폐에 나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경축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5만원권 지폐의 신사임당 얼굴이 강릉 오죽헌에 있는 표준영정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2일 강릉 최 씨(신사임당 아버지의 외가) 대종회에 확인 결과 대종회측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5만원권 속 신사임당은 표준영정과 다르다며 신사임당 얼굴을 원상회복해 줄 것을 한은에 정식 요청할 계획이다.

대종회 관계자는 "신사임당 표준영정과 화폐 속 얼굴이 완전히 다르다"며 "신사임당 표준영정은 얼굴이 길지만 지폐 속 얼굴은 둥글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영정이 있는데 왜 다르게 그려놓고 조상을 모독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강릉 오죽헌에 있는 신사임당 표준영정은 지난 1986년 정부가 지정했다. 강릉 최 씨인 최옥자 세종대 설립자가 김은호 화백에게 의뢰해 제작했다.

한은측은 이와 관련, 화폐용 그림과 표준영정은 다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5만원권 신사임당 그림은 전문가가 표준영정을 바탕으로 신사임당의 얼굴을 화폐용으로 그린 것"이라며 "원래 그림과 다르다고 해서 다시 제작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신사임당 표준영정을 관리하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 오죽헌 시립박물관도 이번 5만원권 신사임당 사진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화폐 속 그림이 조상 그림과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화폐 그림은 그림으로만 생각해야지 그것을 표준영정과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릉시와 오죽헌 시립박물관은 신사임당 얼굴이 5만원권에 들어간 것을 경축하는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한은이 5만원권을 시중에 공급하는 오는 6월 기념식과 세미나, 전시회,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오죽헌에 있는 신사임당 표준영정은 지난 2006년 교체될 뻔 했다. 친일화가로 알려진 김은호 화백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교체 여론이 높았다. 친일 논란이 일면 신사임당 얼굴이 신종 화폐 모델로 사용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시 강릉시는 현재 5000원권 화폐에 등장하는 신사임당의 아들 율곡 이이의 초상화를 그린 이종상 화백에 의뢰해 새로운 영정을 제작하려고 했다. 이종상 화백은 김은호 화백의 제자로 이번 5만원권용의 신사임당 얼굴을 그렸다.

강릉시 관계자는 "당시 문화관광부에서 신사임당 표준영정 교체를 심사했다"며 "그때 잠깐 교체 이야기가 나오다가 없던 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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