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증시의 마지막 버팀목인가"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09.03.02 11:50

[ 마켓 인사이트 ]

동유럽발 2차금융위기의 재점화와 미국/유럽의 대형상업은행의 천문학적 실적부진이 연일 보도되면서 증시가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위기에 맞선 각국 정부의 대응책 역시 전례없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발표되고 있지만 구체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아직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새삼스럽게 중국증시와 경제가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2월말 현재 연초대비 (+)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유일한 증시가 중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현실적으로는 세계경제의 4대 거점(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중남미)이 모두 무너진 현 시점에 대대적인 경기부양책과 금융구제책 및 소비 진작책이라는 정책적 수단이 효과를 나타날 수 있는 유일한 국가 역시 중국이기 때문이다.

아직 성급한 기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세계의 공장 역할에서 소비가 미덕인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조기 역할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정부는 증시와 경기부양을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SOC 투자(중앙정부 4조 위엔, 지방정부 18조 위엔)와 더불어 내수소비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상품권 발행, 소득세 면세점 확대, 가전/자동차 농민 보조금제도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경제는 지난 20년간 고속성장으로 1인당 GDP가 3,000달러에 육박하고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의 1인당 GDP는 1만 달러를 웃돌아 이미 상당한 소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올 1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실적이 이를 잘 보여준다. 1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73만5,500대로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사상 처음 미국(65만9천대)을 뛰어 넘었다. 그 동안 자동차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려면 2015년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 무려 6년이나 앞당겨 세계1위 시장으로 올라선 것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1월 중국시장에서 각각 전년동기대비 35%와 15% 판매증가로 월간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하였다.

2억 중국의 농촌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농민 가전구매 보조금제도 실시 역시 대표품목인 냉장고, 에어컨, PC 보급률이 도시와 비교 시 각각 27.5%, 8.9%, 6.9%에 불과해 소비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LCD TV 보급률 역시 30%로 전세계 평균 50%와 선진국 평균 80%와 비교 시 아직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전 다른 국가들의 LCD TV 보급률의 30%에서 50%로의 돌파 시간을 감안 시 중국시장에서의 LCD TV 성장 속도는 휠씬 빠를 것으로 판단된다. 지리적 인접성과 일본/대만 등 경쟁국가 대비 우월한 원가경쟁력을 고려 시 한국의 IT산업(특히 가전, PC, 반도체, LCD)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 주가 선전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전례 없는 경기침체와 실적 부진으로 생존을 위한게임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악재는 구체적이고 호재는 기대감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희망의 싹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현재의 중국발 희망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걸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지만, 지난 2003~2007년 세계의 공장 역할 측면에서의 중국발 슈퍼 경기사이클을 이미 경험한 사실을 감안 시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축이 미덕인 사회에서 소비가 미덕인 사회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중국경제와 사회를 생각할 때 세계의 소비시장으로서의 중국시장의 역할시점은 당초 시장의 판단보다 훨씬 일찍 앞당겨 질 수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의 관련 산업(특히 IT와 자동차)들은 또 한번의 도약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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