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불황은 없다…외국인·명품 효과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9.03.02 10:49

환율 상승에 외국인 북적, 명품 불티...'백화점, 2월 비수기에도 선전'


결혼을 앞둔 K씨(31)는 지난 주말 혼수 준비를 위해 롯데백화점 본점에 들렀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깜짝 놀랐다. 백화점 곳곳이 사람들로 붐비는 것은 물론,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매장 앞엔 '인원 초과'로 손님들이 밖에서 줄 까지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불황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풍경에 K씨는 고개가 절로 갸우뚱해졌다.

국내 백화점은 '불황'을 모른다.

당초 우려와 달리 백화점 업계가 2월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2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불황 한파에 설 특수마저 1월로 앞당겨져 매출 부진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는 '기우'일 뿐, 환율효과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 명품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건재함을 과시했다.

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점 기준 2월 매출이 전년대비 5.7% 신장했다. '설 효과'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1월까지 포함한 1~2월 누계 매출은 11.8% 신장했다. 연초 겨울 정기 세일 기간이 총 17일로 지난해보다 7일 길어진 '세일효과'와 환율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주효했다.

다른 백화점도 당초 '역신장'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소폭 신장세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전년대비 1.3%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도 2% 신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8.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상품군별로는 명품 매출이 신장세를 주도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명품 매출이 71% 증가했고 레저 22%, 일반스포츠 15%, 가정 10%, 잡화 8%, 여성의류 6% 등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도 해외명품 매출이 45.4%의 높은 신장을 기록했고 화장품도 27.2%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명품 36%, 화장품 21%의 신장률을 보였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 부문장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설 연휴까지 1월에 포함되면서 2월의 경우, 영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장세를 보였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명품 신장률이 눈에 띄게 늘었고 나들이철 아웃도어 상품군과 결혼 시즌이 다가오면서 준보석과 가정 상품군도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생필품 구입처로 '장바구니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대형마트는 2월 실적이 큰 폭의 역신장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이 이용하는 백화점과 대조를 이뤘다. 신세계 이마트는 기존점 기준 16.5% 감소했고 전점은 12.7% 줄었다. 홈플러스(기존점 -17.1%, 전점 -10.5%), 롯데마트(기존점 -16.3%, 전점 -12.8%)도 모두 역신장세를 보였다.

국내 백화점의 '선방'은 일본, 미국 등 외국과도 비교된다. 일본 백화점 업계는 매각, 파산으로 뒤숭숭하다. 일본 유통 전문 대기업인 세븐앤드아이는 매출 부진으로 자회사 소고백화점의 오사카 본점을 매각키로 했다. 137년 된 훗카이도 최대 백화점인 마루이이마이는 부채 때문에 지난 1월 파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백화점이 파산하기는 처음이다.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는 1월 동일점포 매출이 4.5% 줄었다. 부자들마저 지갑을 닫아 니만마커스, 삭스 등 내로라하는 고급 백화점도 불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삭스와 니만 마커스의 1월 매출은 24%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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