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출사표...월가 금융자본과의 전쟁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3.02 10:07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오바마의 출사표<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증권 브로커로 일하고 있는 지인이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미국에서는 은행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증권 브로커에게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려는 것 같네요. 갖은 악질적 상황을 다 설정해두고 그 중에서 살아남는 사람만 데리고 가자는 것 아닌가요”

오죽하면 이런 말을 할까 싶다.

하루에 3% 오르고 그 다음날 다시 3% 하락하고 그 다음 날에는 아예 장중에 3% 올랐다가 다시 그날 장중에 3%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상승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놓았다가 종가 몇 분을 남기고 주가가 급락했다.

그만큼 시장이 갈 길을 모르고 표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유화라고 하는 재료에 의해 금융주는 폭등했다가 다시 폭락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이렇게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조변석개로 변화하는 미국 정부의 발언이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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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지난 주말 우리네 시장에서 종가 직전에 강하게 환율이 올랐고 그 환율의 급상승이 지수를 찍어 눌렀었는데 그 배경부터 설명해보자.

달러 매수의 주체는 “싱가포르 씨티 은행”이라는 보도가 있었다.(출처 매경 2/28)

10억 달러가 넘는 달러를 한꺼번에 매수를 하면서 환율이 급등했었다.

아주 민감한 시기에 환율의 급등은 시장 심리를 빠르게 냉각시키기에 충분했다.

씨티 그룹의 국유화가 결정되는 순간에 달러를 대량으로 매수했다는 점을 놓고 볼 때에 한국 씨티은행의 매각 가능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지만 씨티은행 관계자는 매각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작년에 8억 달러나 증자를 했는데 매각을 하려면 왜 증자를 하느냐는 것이다.

그말도 일리는 있다.

아무튼 대규모 달러 매수세가 왜 들어왔는지에 대해서 어느 용도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딱히 알려진 사항은 없지만 이미 1500원을 넘어선 환율이 장중에 25원이나 순식간에 폭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일 동안에 걸쳐 겨우 반등의 기회를 엿보던 우리네 증시에 다시 폭탄을 떨어뜨렸다.

미국 시장도 지난 주말 보합세에서 경합을 벌이다가 종가에 왕창 내려왔는데 씨티의 국유화에 대한 소식이나 그 외 GDP가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는 뉴스들은 이미 장 시작 전에 나왔었고 이후 시장은 상승으로 돌아선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이들 뉴스가 시장을 내렸다기보다는 이들 뉴스에 대한 해석이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것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자.


사실 벤 버냉키는 씨티은행의 국유화조치 직전까지만 해도 국유화는 별로 달갑지 않은 선택 방법이 될 것이라면서 국유화에 대한 시장의 의심을 차단하려 했었다.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의 연설에서는 아예 “국유화라는 것은 정부가 은행자본을 강탈하는 것을 말한다” 라고까지 말을 했다면 더 이상 국유화에 대한 의심을 어찌 할 수 있겠는가?

정치인도 아니고 미국을 대표하는 FRB의 수장이 국유화는 곧 강탈이라는 말을 했다면 그게 단 이틀 만에 뒤집히라고 감히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믿을 놈 없다” 는 말이 이런 상황에서 쓰이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의 말을 빌자면 씨티는 정부에 의해 강탈된 것이란 말이 된다. 아무튼 그런 말이 공식적인 상 하원 연설을 통해서 나오고 나서 달랑 이틀만에 씨티가 국유화되었다는 말이 또다시 시장에 나오게 되었고 그날 씨티는 39%나 폭락을 했다.

씨티가 하락을 하면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BOA 역시 26%나 폭락했다. 복잡하다.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을까? 오바마와 버냉키의 관계는 또 뭔가?

버냉키는 지금 오바마에게 적군인가 아군인가?

사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씨티가 국유화가 된다는 것은 대외 신인도에 결정적인 문제를 만들 수 있었다. 씨티에 투자했었던 여러 국부펀드 등의 경우 그것이 정부 지분이라고 해도 자본금을 급격히 늘리겠다면 누가 과연 미국의 기업에 함부로 투자를 하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그냥 시장논리에 입각해서 놔둔다는 것은 파국을 의미한다. 만약 국유화 없이 그냥 방치해 둔다면 향후 지속적으로 생기는 손실에 대한 감당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바마는 은행자본으로부터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 지금 오바마와 은행자본은 전쟁 중이라는 가정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 될 것이다. 심지어는 애초부터 오바마 정부는 은행 장부들 속에 숨겨진 부실의 크기조차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주말 새벽 오바마는 난데없이 금융구제안에 7500억 달러를 더 투자해서 이전 정권에서 넘어 왔던 돈 3500억 달러를 포함해서 모두 1조 1000억 달러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 부분도 애초에 필자는 적어도 2조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던 바 있다.

물론 추가적으로 편성된 7500억 달러에 대해서는 물론 또다시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잘 통과될 지의 여부가 의문이다.

이제 금융구제안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기에 또다시 7500억 달러를 추가로 편성한 사건 자체도 현 오바마 정부가 금융권 부실을 너무 과소평가했었을 수도 있다는 증거가 된다.

아무튼 국유화는 선언이 되었고 이제 싱가포트 투자청(GIC)와 더불어 사우디의 알 왈리드 빈탈랄 왕자는 그야말로 빈털털이가 될 판이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275억 달러의 우선주도 정부와 같은 조건의 보통주로 전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하니 말이다.

하긴 이들에게는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씨티는 이미 배당금을 빙자한 이자를 지급할 여력조차 없다. 어차피 이자를 못주면 디폴트가 나는 것이고 그럼 그마저도 못받게 되니 어쩔 수 없이 그들은 보통주로 전환을 시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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