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브, OB맥주 매각 급하지 않다?

더벨 현상경 기자 | 2009.03.02 08:55

⑥-1 70억달러 브릿지론 11월 만기...보유자산 매각하면 '충분'

이 기사는 02월25일(08: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18일 예비입찰이 마감된 이후 OB맥주 매각이 일시적인 휴지기로 접어들었다.

최대 관건은 후보군들이 써낸 가격에 대한 인베브의 '만족도'다. 결정요인은 인베브의 유동성, 즉 싸게라도 빨리 OB맥주를 처분해야 하는지 아니면 매각시기를 늦추거나 매각여부를 철회할 수 있는지 하는 점이다. OB맥주 매각성사여부나 속도, 진행과정 등이 모두 여기에 달려 있다.

이는 OB맥주 매각의 근본원인이었던 작년 7월 미국 안호이저부시 인수금융과 직결돼있다. 이러다보니 인수후보군들도 수개월전부터 인베브의 자금상황을 지켜봐 왔다.

벨기에 출신 인베브가 '버드와이저'(BudWeiser)로 유명한 미국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한 금액은 520억달러. 당시 달러/원 환율기준으로 52조원에 달한다.

이 거래는 한때 "미국의 자존심 버드와이저를 넘길 수 없다'"는 정서상의 문제로 비화, 오바마 대통령 후보까지 나서 반대하기도 했지만 결국 세계 최대맥주 회사인 'AB인베브'의 탄생으로 결론이 났다. 아울러 사상 최대규모의 인수금융이 일어났다.

이때 인베브는 전형적인 차입인수(LBO)방식을 동원했다.

그해 11월 중순 인베브는 글로벌 금융회사들로부터 548억달러를 빌렸다. 522억달러는 매각대금으로, 13억달러는 인수과정에 든 비용 등을 위해, 나머지 13억달러는 안호이저부시의 기존채무 리파이낸싱을 위해 사용됐다.

차입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도쿄미츠비시 은행, 바클레이즈캐피탈, BNP파리바, 벨기에 포르티스 은행, ING, 미즈호 금융그룹,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산탄데르 등 10여곳의 글로벌 금융회사가 대주단에 참가했다. OB맥주 매각주관사인 JP모건과 도이체방크 역시 대주단의 일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인베브는 유동성 우려를 걱정하는 은행들을 설득하고자 부문별 상환계획을 마련했다.

548억달러 가운데 98억달러는 6개월짜리 브릿지론이었다. 상환기간은 올해 5월 중순. 인베브는 투자안내서(IM) 등을 통해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이를 갚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나머지 450억달러 가운데 70억달러는 1년짜리 브릿지론이다. 올 11월 중순까지 상환해야 한다. 인베브는 이를 보유했던 자산과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수개월전부터 다수의 예상매물 리스트가 거론된 바 있다.

우선 안호이저부시의 미국 플로리다 올랜드의 씨월드(Sea World amusement parks)와 부시가든스(Busch Gardens) 등의 테마파크, 그리고 포장용기사업이 이에 해당됐다.

코로나(Corona)맥주로 유명한 멕시코 맥주회사 모델로(Modelo)지분 50.2%도 처분가능한 자산 중 하나다.

인베브의 자산 가운데는 한국의 OB맥주, 독일의 벡스(Beck's)맥주, 중국 칭다오(Tsingtao) 맥주 지분 27%가 포함돼 있다. 결국 OB맥주 매각은 이때부터 인베브의 안호이저부시 인수금융을 위한 기본계획으로 잡혀 있었던 셈이다.

이와 별도로 2년내에 상환해야 할 자금도 120억달러 가량이 있다.

언뜻 보기에는 대규모 인수금융으로 인한 부담이 크지만 인베브는 오래전부터 이에 대비해왔다.

우선 98억달러의 6개월 브릿지론. 비록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10월 예정했던 유증계획이 연기됐고 한 달 뒤에서야 신주가 발행되긴 했지만 유상증자는 성공했다.

인베브는 시장상황을 감안해 총 9억8610만주를 발행할 때 유로넥스트에 상장된 시가보다 30% 줄어든 주당 6.45유로를 책정했다. 이를 통해 총 80억달러(63억6000만유로)를 확보했다.

인베브와 안호이저부시가 보유해왔던 자산가치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브릿지론 만기까지 9개월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음을 감안하면 이 중 일부만 제대로 팔아도 70억달러 상환은 어렵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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