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심리를 노린다" 발빠른 범죄 마케팅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09.03.02 11:33
↑ 호신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등장한 삼성전자의 호신용폰 'SPH-W7100'. 강호순폰이라는 별칭이 붙으면서 때아닌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 박모(41·자영업)씨는 최근 휴대용 위조지폐 감식기가 등장했다는 말에 구입을 서둘렀다. 호기심도 작용했지만, 최근 뉴스를 통해 전해 들은 위폐의 피해자가 될 지 모른다는 우려도 한 몫 했다.

# 최모(30·회사원)씨는 얼마 전 여자친구에게 호루라기와 치한퇴치용 스프레이가 세트로된 호신용품을 선물했다. 부녀자를 상대로 한 범죄 소식에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구입 절차도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구입을 서둘렀다.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도 각광받고 있다. 강력범죄 소식에 사람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관련 물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범죄 마케팅'인 셈이다.

H업체는 최근 '휴대용 위조지폐 감식기'를 선보였다. 제품에 포함된 야광형광램프를 통해 위폐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가격은 1만7000원. 위폐 판별보다는 아기들의 기저귀 등에 포함된 형광증백제를 식별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던 제품이다.

그러나 최근 제과점 여주인 납치사건 때 사용된 모조지폐가 시중에 유통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시중에 유통된 1만원권 위폐는 모두 730장으로 집계되고 있다. 육안으로 식별이 쉽지 않아 누구나 위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H업체 관계자는 "원래 형광증백제를 식별하는 용도로 꾸준한 수요가 있던 제품이다"라며 "위폐 사건을 계기로 판매량이 아직까지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 발생한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때는 관련 물품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폐쇄회로(CC)TV였다. 강호순 검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 CCTV는 이후 설치율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이뤘다.


실제로 CCTV 사업을 하는 삼성테크윈은 지난 1월 CCTV 사업 관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0%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CCTV 관련 업체들은 증권 시장에서는 '강호순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호신용품 역시 때 아닌 호황을 이루긴 마찬가지. 강호순 검거 직후 호신용 스프레이 등은 매출이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호신용품은 친구나 가족을 위한 선물용품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통신사들의 위치추적서비스 신청 건수도 덩달아 늘어나는 등 강력 범죄 효과가 관련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출시한 호신용폰이 '강호순폰'으로 명명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휴대폰은 안전고리를 잡아 당길경우 최대 100dB의 큰소리의 경고음이 최대 약 70m까지 울리게 돼 위급상활을 알릴 수 있다. 휴대폰에 미리 저장된 친구나 보호자에게 미리 저장해둔 내용의 긴급 메시지를 전달하고 안전고리를 잡아당긴 지역의 GPS 지도도 함께 전달된다.

휴대폰이 꺼질 경우에는 긴급 메시지와 휴대폰 전원이 꺼진 지역의 위치를 전송할 수 있는 '전원 꺼짐 알림' 기능도 탑재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앨범 75억어치 보내놓고…"100억 기부했으니 봐달라" 논란
  2. 2 고속도로 한복판서 차 막고 골프채로 '퍽퍽'…"어머니 뺨까지 맞아"
  3. 3 "잠옷 같다" 혹평 토트넘 새 유니폼…손흥민이 입자 '반전'
  4. 4 "친형과 아내가 만나는 것 같다"…이혼통보 받은 남편 '분노 사연'
  5. 5 "사직서 수리한대" 술렁이자…단속 나선 전공의 대표 "병원 안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