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삼일절 충돌'…파국 현실로

심재현 기자 | 2009.03.01 21:54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했다. 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 점거농성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나라당 의원 60여명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1일 저녁 8시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김형오 국회의장의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촉구하며 로텐더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점거농성에 항의하는 민주당 당직자 50여명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친 몸싸움을 벌이면서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과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다쳐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점거농성에 돌입하며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할 때까지 의원들이 자리를 뜨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모레(3일) 자정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로텐더홀 점거농성을 이어가겠다"며 쟁점법안 처리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또 점거농성 돌입과 관련, "오늘 낮 민주당 당직자 등 100여명이 국회 본청 안으로 불법진입한 일이 벌어졌다"며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로텐더홀에 앉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갑작스러운 점거농성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보좌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 " 99마리 양을 갖고 있는 부자 한나라당이 마지막 한 마리까지 반드시 갖고야 말겠다는 오기 정치를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회의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로텐더홀 점거 농성을 할 때 경위를 동원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해산시켜야 중립적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박희태·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밤 9시부터 3번째 회담을 갖고 쟁점법안에 대한 타협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박 대표는 2차 협상을 마친 뒤 "민주당에서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 대표는 "대표회담은 정책협상이 아니라 정치협상"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논의가 없었고 조금 진전됐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미디어법의 처리 시기를 못박자"고 요구했으나 정 대표는 "사회적 논의기구의 논의를 거친 뒤 선별 처리해줄 수 있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오늘 밤까지 여야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의장으로서 마지막 중재에 나설 수 있다"며 직권상정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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