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흑자는 기록했지만…"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3.01 12:00
신용카드사들이 지난해 모두 흑자를 기록했으나 순익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도 5년 만에 상승해 카드업계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순익, 36.5% 감소=금융감독원은 신한·현대·삼성·롯데·비씨 등 전업카드사들이 지난해 1조65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5개 카드사 모두 흑자를 기록했으나, 순익 규모는 전년에 비해 무려 36.5%(9530억원) 감소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9406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삼성카드(2577억원), 현대카드(1969억원), 롯데카드(1376억원), 비씨카드(1228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순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데는 2007년 신한카드와 LG카드 합병 당시 5616억원의 법인세감소 효과와 1770억원에 이르렀던 삼성카드 상장관련 특별이익이 사라진데서 기인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들어 자금시장이 불안해 진 탓에 카드채 발행금리가 크게 상승한 점도 순익 증가를 제한했다. 카드채(AA) 금리는 2007년 말 6.88%에서 2008년 말 8.36%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이자비용도 2797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들이 그간 가맹점 수수료율을 지속적으로 내린 점도 이번 순익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카드업계는 2007년 11월과 지난해 10월 2차례에 걸쳐 가맹점 수수료율을 영세가맹점은 1.5~2.2%, 중소가맹점은 3% 전후로 각각 인하했다.

◇연체율, 5년 만에 상승=지난해 말 카드사 연체율은 3.43%로, 3개월 새 0.1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기 대비 카드사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소비둔화로 카드사의 총채권은 전분기 대비 1.9% 감소했지만, 연채채권은 2.6% 증가한 점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는 비씨카드와 현대카드의 연체율이 각각 0.23%, 0.73%로 낮은 반면, 삼성카드는 5.42%를 기록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6월과 같은 수치라 결코 높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연체율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용실적 둔화세 뚜렷=국내 카드 이용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둔화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전업카드사 및 은행계 카드사의 카드이용실적은 46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50조3000억원) 늘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112조5000억원, 2분기 115조3000억원, 3분기 118조300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000억원 감소한 118조2000원을 기록하면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카드회원수는 7351만명으로 3개월 새 221만명(3.1%) 증가했고, 카드수도 9624만매로 252만매(2.7%)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월 강화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에 따라 카드사들은 1조1166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감독원은 카드사 유동성 및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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