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끝" 삼성전자, 임금 동결·성과급 축소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9.02.27 18:49

(종합)임금 줄이기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듯

삼성전자가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성과급 한도를 대폭 축소한다.

삼성전자가 대졸 초임 삭감에 이어 기존 직원들의 급여도 줄이기로 해 산업계 전반에 임금 줄이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7일 노사협의회를 갖고 올해 임금 동결과 함께 성과급인 초과이익 분배금(PS) 상한선은 연봉의 30%로, 생산성 격려금(PI) 상한선은 월 기본급의 200%로 각각 축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PS는 연봉의 50%, PI는 상·하반기 각각 월 기본급의150%가 상한선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임금을 동결한 것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임금 체계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급으로 낮은 기본급을 보완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급 상한선 하향 조정은 사실상 급여 하향 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사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검진과 학자금, 경조사 등의 복리후생은 줄이지 않고 현행 기준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하계와 동계 휴가를 각각 1~2주씩 확대 실시하는 등 장기휴가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광호 삼성전자 사원대표는 "IMF 때는 우리만 잘하면 생존할 수 있었지만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회사를 살리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했다"며 "이번에 회사를 믿고 전 직원이 경쟁력 강화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전무급 이상의 성과급(PS) 전액을, 상무급 성과급의 30%를 반납하는 등 임원들이 고통분담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사실상 임금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다른 삼성 계열사와 산업계 전반에도 임금 조정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직원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와 노동조합도 앞서 지난 17일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고, 현대중공업도 올해 임금협상을 아예 하지 않는 '무교섭'을 선언했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임금은 각사의 노사협의 사항이라 각사가 사정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세계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노사가 합심해 고통을 분담키로 한 것이 각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이번 삼성전자의 임금 동결 및 성과급 삭감이 전 계열사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노조가 없는 삼성과 달리 다른 기업들은 노조와의 합의 과정에서 충돌도 예상된다.

30대 그룹은 앞서 지난 25일 대졸 초임을 최대 28% 삭감하고 기존 직원들의 급여 조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같은 날 삼성그룹은 10~15%, LG그룹은 5~15%의 초임 삭감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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