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계획'없이 일자리를 나눈다고?

머니투데이 박동희 MTN 기자 | 2009.02.27 09:26

정부 밀어붙이기에 기업들 '구색 맞추기'용 임시방편 쏟아내

< 앵커멘트 >
30대 그룹이 신입사원의 임금을 깎아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한다고 했지만, 정작 정규직 채용 계획에 대해선 묵묵부답입니다.

결국 인턴만 뽑아 구색을 맞추거나 고용 확대 없이 신입사원들의 임금만 낮추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박동희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삼성과 LG는 앞으로 입사하게 될 사원의 연봉을 최대 15%까지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SK는 임원 600여 명이 자신의 연봉에서 반납한 100억 원을 활용해 1800명의 인턴을 협력업체에 근무하게 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확대할 지는 아직 미지숩니다.

매년 12월쯤에 발표하는 정규직 채용 계획이 올핸 3월로 미뤄지면서 대기업들의 채용계획은 불투명한 상탭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매출액 기준 상위 500개 기업들은 올해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16% 넘게 줄일 것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기업들이 채용을 한다 해도 정규직이 아닌 인턴 중심의 채용이 대부분입니다.


[녹취] 변지성 / 잡코리아 홍보팀장
"최근 경기 여파로 인해서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에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고요. 신입직종에 있어서도 실제 업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원에서 인턴제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일자리 나누기 운동에도 불안한 시선을 보냅니다.

[인터뷰] 신소희 / 대학생
"2~3년 후에는 다시 임금이 다시 올랐을 경우, 2~3년 동안 낮은 임금을 받았던 저희 친구들은 손해를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송기철 / 대학생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인턴 쪽 일자리가 늘어나서 저희 대학생들의 입장에선 체감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고요."

이러다 보니 정부에서 일자리나누기를 밀어붙이자, 기업들이 구색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사실상 청년 실업자는 현재 139만 명.

정부의 노력으로 금융권과 공기업과 이어 일반 기업에까지 일자리 나누기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MTN 박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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