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물 CP 등장 '채권이야? 어음이야?'

더벨 황철 기자 | 2009.02.26 17:15

NH투자證 SPC 통해 총 564억원 발행… 회사채 구축 효과 등 '우려'

이 기사는 02월25일(18:1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만기가 2년에 달하는 장기(?) 기업어음이 등장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기업어음에 대한만기 규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어음은 만기를 1년 이내로 제한하며, 대표적인 단기자금으로 분류돼 왔다.

시장에서는 장기 CP 등장으로 '회사채 시장 침체', '불투명한 조달 관행 확산' 등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 만기 제한폐지

NH투자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1년9개월에서 2년에 달하는 유동화 기업어음(ABCP)를 속속 발행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거래법상 CP 만기·발행인·신용등급에 관한 요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8일 로쉬제이차유동화전문회사는 제1회차 ABCP(실질차주 NH투자증권) 14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지급기일은 2010년 11월26일로 무려 646일에 달하는 만기를 자랑한다. 국내 CP 중 1년 이상 만기를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ABCP는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달러) 중 NH투자증권(자산보유·관리자)이 보유하고 있는 1000만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했다. 유동화전문회사(SPC) 운영과 관련한 제반업무는 농협중앙회(업무수탁자)와 NH투자증권이 공동 수행하기로 했다.

SPC는 유동화자산의 환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과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해 신용을 보강하고 있다.


25일에는 2년물 ABCP도 등장했다. NH투자증권은 뉴하이일드제1·2차유동화전문회사를 설립해 총 42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초자산은 신한카드가 발행한 회사채 총 400억원(SPC별 200억원)과 하나대투증권과 체결한 신용디폴트스왑(CDS) 계약이다. 상환은 신한카드채의 원리금과 CDS 계약에 따라 지급받는 신용디폴트스왑 수수료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업무수탁자는 농협중앙회가 맡았다.

CP시장 투명성 확보 '시급'

장기 기업어음 등장이 조달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 절차가 간단한 CP 선호 현상이 확산될 경우, 당장 채권 시장 침체 등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CP의 경우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렵고 감독 규정이 미비하다는 단점도 있다. 기업의 과도한 차입과 이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CP의 경우 신고의무가 없는 등 절차가 간단하고 발행비용도 크지 않다는 매력이 있다"며 "만기 제한까지 없어진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 발행보다 CP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감독 규정이 약하고 통계치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업 재무구조를 감시하는 데 애로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CP시장의 큰손인 투신사펀드나 보험사의 인수 여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회사채 구축 현상이 급격히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회사채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고, 기업의 과도한 차입을 부추길 개연성이 커 투명화 확보 등 정책적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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