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동성대책 악재? 환율 또 고점돌파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9.02.26 15:28

1517.5원으로 11년여만에 최고치 경신

26일 발표된 외화유동성 확충 대책이 오히려 시장에 악재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이 전기고점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상승한 151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전기고점 1516.3원을 불과 2일 만에 돌파해 외환위기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오후 2시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ㆍ한국은행은 공동으로 외화유동성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서울외환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발표 직후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해 장중 한 때 152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자 장 막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보이는 달러 매물이 쏟아졌지만 한 번 급등세를 탄 환율을 잡지 못했다.

국내 증시가 장중 약세로 전환한 것도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29포인트(1.15%) 하락한 1054.79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8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원 내린 1510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후까지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줄여 1514원선에서 정체된 발걸음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런 경계감에도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환율이 상승세로 가닥을 잡았다.

현물환율이 또 다시 전기고점을 뚫으면서 선물환율과 현물환율 간 차이를 나타내는 스와프포인트는 전날보다 0.05원 하락한 마이너스(-)0.55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엔화가 주요통화대비 약세를 보이고, 글로벌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0.84엔 상승한 97.695엔에, 달러/유로 환율은 0.85센트 하락한 1.27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을 100엔당 1553.30원, 원/유로 환율은 1929.05원 수준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이 발표한 대책이 약하고 실효성이 적다는 판단이 시장에 번지면서 정체하던 환율이 튀어 올랐다"며 "구두개입의 효과가 반감돼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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