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갈림길에선 '형님'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2.26 16:27
이번에도 '형님'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2월 임시국회 전략을 두고 흔들리던 '여심(與心)'을 정리했다. '만사형결'(형님이 말하면 모든 일이 종결된다)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의원은 2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에서 "더 이상 야당에 밀리면 안 된다"며 법안 처리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처음부터 강력히 밀어붙이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 밀어붙이냐"며 강경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전날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모여 여야간 최대 쟁점인 미디어관련법을 상정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밀리에 진행됐던 탓에 여전히 신중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 참석자는 이와 관련, "논란이 있었지만 회의 막판에 이 의원이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의 강경발언 이후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한나라당 소속 고흥길 위원장이 직권으로 미디어관련법을 상정했다.

외교통상통일위와 보건복지위도 각각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4대 보험 통합징수 관련법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정보위에서도 야당이 반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이날 발표된 김형오 국회의장의 성명 발표에도 이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의장은 문방위의 직권상정 20여 분 전 성명을 내고 "대화와 타협 없이 본회의를 맞을 경우 국회의장으로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단호히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최근 이 의원을 만나 직권상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고비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 의원은 지난달 5일 법안처리를 두고 여야가 극한대립을 벌이던 당시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과 미디어관련법 등을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의견을 냈다. 하루 뒤 여야는 미디어관련법은 빠른 시일 안에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협의 처리하기로 극적 타결을 봤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9월 당내에서 어청수 전 경찰청장 경질론이 나오자 "어 청장은 잘못한 게 없다"고 논란을 조기에 진화했다. 지난해 12월 법안전쟁이 본격화되기 직전엔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이 기재된 '개혁입법추진 난항 실태-정무위원회의 경우'라는 제목의 문건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근엔 당내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의원간 계파논쟁이 불거지자 부산지역 친박 의원들과 조찬모임을 하고 "당 화합에 발 벗고 나서겠다"고 선언하며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집권 2년차를 맞아 이 의원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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