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효과? 기업들은 "글쎄"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김성휘 기자, 김보형 기자 | 2009.02.25 15:40

전자·조선·철강·기계 등 불황에 수출물량 줄고, 원재료값은 올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환율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된다"며 추가상승의 용인을 시사했지만 전자를 비롯한 조선·철강 등 국내 대다수 수출기업들은 환율상승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출기업들은 오히려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수출 물량은 줄어드는 반면, 원재료 가격 상승을 부추겨 중장기적으로 제품 가격경쟁력 악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전자업종 기업들은 환율 상승보다 환율 안정이 경영에 더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영업이익이 7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지만, 현재 수출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적용하기가 어렵다"이라며 "15억달러 규모의 외화 단기차입금으로 오히려 영업외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가격 상승으로 석유제품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23조원을 수출했다면, 여기에 100원 더 오를 경우에 장부상 수출액은 25조3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다"며 "하지만 올해 1분기 수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원유 도입비용 증가로 이어져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종 역시 환율이 오르면 원재료 도입가격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재료 도입가격 부담으로 환율이 10원만 올라가도 연간 500억∼60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현대·기아차 등 경기에 민감한 자동차 업종 역시 수출 물량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고환율 구조가 업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 관계자들은 환 헷지로 인해 환율이 오르면 오히려 손해를 보고 떨어지면 이익이 나는 구조라고 입을 모았다.

기계업종인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발전플랜트 등 프로젝트 이전 단계에서 환헷지를 걸어놓기 때문에 환율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외환파생상품(키코)에 가입한 중견중소기업들은 환율 추가 상승 시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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