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폭락 신호? 外人선물투매 불길한 '징조'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2.25 16:53

2월중 주식도 7598억 매도...숨겨진 악재에 대한 신호 될 수도

외국인들의 현물과 선물 동시 순매도 행진이 그치지 않고 있다. 연초 '바이코리아'에 나서며 주식시장을 들뜨게 했던 외국인들의 자세 변화가 의미하는 게 뭘까.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공통적인 지적은 '외국인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현선물 동반 순매도 행진= 외국인들은 25일에도 코스피시장에서 매도 행진을 벌였다. 매도금액은 493억원으로 전일에 비해 급감했지만 12일 연속 매도 행진을 벌였다.

외국인들이 12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면서 1조9000억원에 육박했던 연간 누적 순매수 금액은 10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6일에도 매도 행진이 이어질 경우 연간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또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개월 연속 이어지던 월간 순매수 행진도 이달에는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2월 장 마감이 이틀 남은 현재 외국인들의 2월 순매도 규모는 7598억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도 기록적인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8일 연속 매도 공세를 펼치며 12월 만기 이후 누적된 선물 순매도는 4만3000계약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는 2007년 8월 10일 기록한 4만 8495계약이 최고였다.

◆외국인은 증시의 하락에 베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선물시장 자체가 향후 시장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잣대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방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증시의 추가 하락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는 것.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분석해보면 헤지 차원이 아닌 투기성 매매가 대부분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ELS 등 파생상품 운용을 위한 헤지성의 경우 일중(日中) 주가지수와 동행(혹은 운용방식에 따라 역행)해야 하지만 최근 선물매매는 주가지수와 무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외국인들의 선물 순매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한 이후 코스피200지수는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2007년 이후 외국인의 선물매도(누적)가 3만계약을 상회한 경우는 2007년 8월 10일, 2008년 6월 25일, 9월 29일로 총 3차례 있었으며 이후 주가는 각각 10%, 13%, 35% 하락했다"고 밝혔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난해 6월12일에도 4만3000계약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당시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6월 9일부터 7월23일까지 무려 33영업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고 지적하고 "선물매도에 이은 외국인의 현물매도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락에 베팅하는 이유= 다만 외국인들이 이처럼 우리 증시의 하락에 베팅하는 이유는 펀더멘탈 보다는 우리 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점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증시가 전 저점을 뚫고 내려간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점과 비교하면 100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전 저점과 비교하면 아직 반대로 100포인트 이상 높다는 것.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전 저점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한국만 유독 올라와 있기 때문에 하락에 베팅해 놓고 차익거래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상환 유진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미국이 빠지는 동안 한국, 중국만 수익을 기록했다"며 "중국은 정부의 내수부양 여력이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웃퍼품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1200 근처에서부터 현선물을 동반 매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증시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기록적인 선물 매도는) 추가 하락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며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뭔가 큰 악재에 대한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주의할 필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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