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를 맞이하는 정치권의 자세…'공감' vs '설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2.24 17:15
조석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경태 국제무역협회 원장,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 등 경제6단체장이 24일 정치권을 찾았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경제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재계를 맞이하는 여야 정치권의 자세는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조속한 법안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공감을 표했다. 의기투합이랄 정도로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미FTA 선비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펴며 설전을 벌였다.

◇ 한나라당, 재계와 맞잡은 손 =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 경제단체장을 만나 "한미FTA가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신성장동력이 될 것을 절실히 바라고 있는 만큼 한시라도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이 한미FTA를 체결해 놓고 지금 와서 반대하는 자가당착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단체도 야당 설득에 나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의 고통분담과 함께 금산분리완화관련법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정치권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로 이뤄졌다.

박 대표는 재계가 노사민정 합의에 동참한 데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며 대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중소기업의 일자리 유지를 호소했다. 조 회장은 "600개 대기업이 경제가 많이 어려운데도 작년보다 2조원만 줄어든 86조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화답했다.

조 회장은 또 "금산분리완화관련법이 하루 속히 처리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대기업이 잘돼야 중소기업이 잘된다는 생각에서 중소기업도 출총제 폐지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민주당, 한미FTA '설전'…금산분리는 얘기도 못 꺼내 = 민주당과의 만남은 초반부터 어긋났다. 한차례 인사말이 오가자마자 양측은 논쟁에 들어갔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집무실을 찾은 조 회장 등 경제단체장에게 "민주당은 한미FTA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다만 "양쪽이 동시에 비준할 때만 발효되는 것인 만큼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에 미리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나서 적시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정부여당은 우리가 먼저 비준하는 게 미국 의회 비준에 압력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극히 한국적인 사고"라며 "미 의회는 자국의 국익 차원에서 비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 회장은 "절차가 어떻게 되든 빨리 발효돼 효과가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절박한 바람"이라며 "어느 것이 더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정치권이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다시 "우리가 먼저 비준한 뒤 미국에서 재협상을 요구할 때 수용하면 국민이 용납 안 하고 거부하면 한미FTA는 물건너 간다"며 미국보다 먼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냉랭한 긴장감이 돌았다.

경제6단체장은 민주당 지도부 앞에서는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안제도 폐지 등에 대해선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