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회장 '900억 실탄' 어디다 쓸까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09.02.24 17:18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금액으로 920억원 가량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는 24일 최 회장이 보유중인 SK㈜ 지분 104만787주(2.22%) 중 1만주를 제외한 103만787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밝혔다.

블록딜 방식이란 시장가격에 따른 장내 거래와는 달리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직접 거래 방식으로 보통 대량매매 시 이뤄진다. 매수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계열사나 특수관계인 매각에 대한 추가 공시가 없는 점에 비춰 일반 기관투자자일 것으로 보인다.

매각금액은 주당 8만9300원으로 총 매각규모는 920억4920만원이다.

SK측에선 최 회장의 매각 자금 사용처와 관련,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최 회장 개인의 지분 변동 사항이기 때문이다.

SK㈜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만 "통상 신규사업을 벌일 때는 그룹 오너 개인의 투자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지분 매각은 미래 투자를 대비한 일반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신규 사업이 어떤 것인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최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은 SK의 경영권 변동과는 상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SK㈜의 지분구조는 최대주주인 SK C&C가 31.82%고 SK㈜가 자사주 13.81%를 보유하고 있어 최 회장의 지분 매각 후에도 그룹 경영권 안정은 유지된다. 이 밖에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씨(0.03%), 최신원 SKC 회장(0.01%) 등이 특수관계인 지분이다.


SK그룹은 지난 2007년 7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SK㈜가 지주사로 그 밑에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번 거래는 최 회장 개인의 그룹에 대한 지배력 변동과도 별 상관이 없다. 최 회장은 SK㈜의 최대주주로 실질적인 지주사라고 할 수 있는 SK C&C의 지분을 44%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 회장은 그룹 전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매각 자금으로 SK C&C 지분을 늘려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SK C&C에 대한 최 회장의 지분은 이미 44.5%로 추가 매입을 통한 그룹 지배력 강화와 연결 짓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 회장이 SK증권 주식을 사들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가 사업 지주사가 금융손자회사를 거느릴 수 없도록 한 금산분리 규정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SK증권 지분 매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SK네트웍스가 증권 지분 22.71%를 보유,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 자격으로 추가 지분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SK측 설명이다.

SK그룹의 지주사 체제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SKC도 SK증권 지분 12.41%를 보유하고 있다. SKC는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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