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가볍게 더 가볍게" 불붙은 무게 경쟁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2.24 14:07
아직도 '등산화는 묵직해야 좋다'고 여긴다면 생각을 바꿔야할지 모른다. 봄을 앞두고 등산화 신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램(g) 단위의 무게 경쟁이 한창이다. 신소재 개발로 무게 한계가 낮아졌으며 봄을 맞아 가벼운 등산화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는 한 짝이 약 490g인 등산화 '플라이'를 내놨다. 등산화는 발목을 덮는 '하이컷'과 복숭아뼈까지 오는 '미드컷'으로 나뉘며 하이컷은 대개 한 짝이 600g 수준이다. 기존 하이컷 등산화보다 110g 가량 무게를 줄인 셈인데 하이컷 등산화가 500g의 벽을 깬 것은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2는 '겜블'(한 짝 415g)과 '렐리'(366g) 등 초경량 미드컷 등산화를 출시했다. K2가 수입·판매하는 아이더의 고어텍스 등산화 '홀리스'는 260mm 기준 한 짝이 390g이다.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도 400g 안팎의 경량화를 판매중이다.

등산화가 이처럼 가벼워지는 비결은 소재에 있다. 겉면에 가죽을 쓰는 부분을 줄이고 그물망처럼 생긴 메시(mesh) 섬유를 주로 사용했다. 기능성 운동복에 쓰일 정도로 가벼운 메시 덕분에 무게는 줄이고 통기성은 높였다. 고어텍스 섬유도 소재개선을 통해 가벼워졌다.

바닥창은 접지력이 좋으면서 가벼운 '파일론'이나 '엑스그립'(XGRIP) 등의 합성 신소재를 적용했다. 코오롱스포츠 '플라이'의 바닥은 물에 뜰 정도로 비중이 낮은 저비중 부틸고무다. 같은 부피의 일반 부틸고무보다 15% 가볍다.


등산화의 무게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등산화 무게에 따라 신체 피로도의 차이가 크다"며 "기존에 방풍·방수성 등 기능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제는 기능을 유지·강화하면서도 가벼워야 인기"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신발을 가죽 위주로 만들다보니 좋은 가죽을 충분히 써서 묵직해야 형태를 유지했다"며 "지금은 가벼워도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조깅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신는 러닝화도 '1g'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푸마는 남성용 기준으로 한 짝이 179g에 불과한 '리프트'(L.I.F.T.) 러닝화를 개발, 3월 중순에 출시한다. 아디다스는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20% 줄인 '수퍼노바 글라이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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