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법원장 "법관, 부적절한 외압·회유 견뎌야"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9.02.23 14:18

신임 법관 92명 임명식서 밝혀

이용훈 대법원장은 23일 "법관은 사법권 독립을 위해 외부적 압력과 회유를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법관들이 외부의 압력과 회유에 취약하다면 그 재판을 국민이 믿을 리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사법권 독립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만이 아니다"라며 "일시적으로 조성된 여론은 물론 재판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지는 압력단체의 활동 등 일체의 부적절한 외부적 압력에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어 "법관은 외부 압력이나 사회분위기에 휘말리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며 "법관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마음이 흐리고 처신이 깨끗하지 못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법관은 개인적 인연에 얽매이거나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구애되지 않아야 한다"며 "사람을 사귀거나 취미를 즐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법관도 정치나 사회경제적 쟁점에 대해 개인적 입장이나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위신을 깎고 사법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는 언행은 어떤 경우라도 피해야한다"며 "법관의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방만한 처신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법관을 그저 안정적이고 대우가 좋은 직업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 존재 가치를 부정하고 임무를 저버리는 일"이라면서 "변함없는 긍지와 열정을 갖고 항상 즐겁고 기꺼운 마음으로 법관의 고귀한 책무를 수행해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이 대법원장과 대법관, 신임 법관 및 가족, 법조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임 법관 92명(사법연수원 38기)에 대한 임명식을 가졌다.

이날 임명된 신임 법관 중에는 공인회계사와 변리사, 경찰관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으며 김명수 특허법원 부장판사의 자녀인 김정운 수원지법 판사와 강대석 변호사의 자녀인 강정연 수원지법 판사 등은 대를 이어 법조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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