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싸게…내수 진작 키워드는 '가격'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9.02.23 12:20

(종합)대한상의 주최, 불황기 내수진작 유통 대토론회 열려

"불황기 유통기업 대책은 가격에 있다."

불황기 내수 진작을 위한 유통 대토론회에서 '가격' 전략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불황기 내수진작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김현철 서울대 교수는 "불황기 유통기업 대책은 가격에 있다"며 "일본 유통기업들도 불황기에는 모두 저가격을 소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 불황기동안 등장한 혁신적 소매기업들은 모두 저가격을 앞세운 전문점"이었다며 "우리 유통업체들도 외형확대에 신경 쓰기보다는 저가격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과 주요 유통·물류·제조업체 CEO, 학계, 정부 등 내수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승한 대한상의 유통위원장(홈플러스그룹 회장)은 "불황기에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의 승수효과를 촉진하고 소비의 확대재생산구조를 만들기 위해 생필품의 가격 낮추기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 전체 차원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통·물류 등 전 산업을 아우르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또 "정부는 업계의 유류세.부가가치세 등을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해주고 저소득층에 소비쿠폰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늘려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무조건 싼 제품보다는 상품 및 서비스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해선 CJ홈쇼핑 대표는 "소비자들은 초합리적인 구매를 하기 때문에 단순한 저가격이 아니라 상대적인 가격에 의해 움직인다"며 "철저한 고객 분석으로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 지향적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형확장 경계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상철 일본유통과학대학 교수는 "과거 일본의 종합슈퍼마켓과 백화점은 무분별한 출점과 확대 경영으로 불황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영파탄에 직면했다"며 "국내 유통기업은 업태 다변화, 점포포맷 다양화 등으로 일본 유통기업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원준 액센츄어 총괄대표는 "글로벌 유통기업은 불황기 생존전략으로 기존시장 영역 파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객중심의 조직 생성, 정밀한 고객분석 역량 확보, 전략적 인수합병을 추구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불황기에도 강점이 있는 부분에서는 성장.유지 발전하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동주 현대아이파크몰 대표는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이 함께 파트너로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의 발전이 더욱 필요하다"며 "복합쇼핑몰의 기획, 개발, 운영의 일원화에 대한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서울시의 교통혼잡특별시설물 지정조례 개정에 대해서도 위헌적 요소로 내수진작 저해 우려가 있다"며 "각종 세제혜택을 통한 내수활성화 지원"을 촉구했다.

경제 불황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저소득 계층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임종원 서울대 교수는 "불황일수록 경제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곳에 경제활동을 일으키고 소외지역, 계층의 소득과 소비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쿠폰지급 및 소비세제 지원을 통해 저소득 계층의 소비지원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도 유통업계의 양극화 문제를 거론하며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유통업이 홀로 성장할 수 없는 만큼 제조업과의 협력을 중요시 여기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차관은 "경기가 악화되면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고충도 커진다"며 "정부가 시행중인 대-중소기업간 '상생보증 프로그램'과 같이 협력업체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정부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유통산업은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고 경기 변화에 매우 민감해 유통업의 매출 감소는 제조업의 생산 감소, 소비 후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수 회복에 유통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