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신화' 신기루? 100억불 '수혈'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2.23 10:22

UAE, 자금긴급 지원...유가 폭락, 부동산 침체 직격탄

'두바이 신화'는 사막의 신기루에 불과했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자금난을 겪는 두바이에 100억달러를 긴급 지원키로 하면서 눈부신 성장세로 한때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두바이의 불투명한 미래가 관심의 대상이다.

두바이는 지난 6년간 풍부한 오일 달러와 부동산 호황을 바탕으로 열사의 사막 오지를 '중동의 진주'로 뒤바꾸는 대역사의 현장으로 전세계의 시선을 끌어왔다.

자연에 맞선 인공 섬 조성, 최고층 버즈 두바이, 세계 최초 7성급 호텔 등에서 보듯 두바이 경제를 이끌어 왔던 것은 건설 경기였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유가가 폭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추락하면서 위기가 엄습했다. 부동산 값이 폭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면서 두바이는 황량한 사막의 마을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인터내셔널해럴드트리뷴(IHT)은 최근 "중동의 경제적 슈퍼파워로 각광받던 두바이가 일부 지역은 유령 마을이 돼가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두바이 전체인구(226만명)의 90%에 달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감원 한파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소비 지출도 줄고 빈집도 늘어났다. 두바이 국제공황에는 이들이 떠나면서 버리고간 차들이 두터운 먼지를 덮어쓴 채 을씨년스런 모습을 자아낸다.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더욱 폭락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면서 두바이 경제는 위기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두바이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수개월동안 무려 50% 이상 빠졌다. 한때 전세계 타워크레인의 25%를 불러 모았던 건설 현장은 곳곳이 중단되거나 시공을 연기하고 있다.


결국 UAE는 두바이 정부가 발행한 장기 채권을 매입하는 형태로 두바이를 지원키로 했다. 두바이는 UAE를 구성하는 7개 부족 국가 중 하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UAE의 중심국인 아부다비 정부가 두바이의 추락이 UAE 경제의 몰락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부다비가 결국 신뢰 회복을 위해 두바이 지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바이는 이웃인 아부다비에 비해 원유 등 가진 자원이 없었다. 이에 따라 해외 대출을 통한 금융허브 건설을 목표로 삼아왔다. 하지만 부동산경기가 꺾이며 많은 외채 부담이 족쇄가 된 셈이다.

두바이 지역은행인 EFG-헤르메스는 두바이가 올해 상환해야 하는 이자와 원금이 14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두바이의 부채는 약 800억달러에 달해 두바이 국내총생산(GDP)의 110%에 달한다.

신용평가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두바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두바이는 경기침체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부다비가 두바이의 파산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침체가 더욱 심해질 경우 두바이의 위기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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