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월 무역흑자 전환 서둘러 발표한 이유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09.02.22 14:42

(상보) 환율효과...2월 수출은 15% 감소전망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2월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보일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수출 감소폭이 줄어 당분간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된다.

 이동근 지식경제부 무역정책실장은 22일 기자브리핑을 갖고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가 9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2월 말까지 25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17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늘어났다. 반면 수입은 168억6000만달러로 23.2%가 줄었다.

이 실장은 "2월 전체로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15% 가량 감소하고 3월에는 수출 감소율이 한자리수 내외로 줄어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나 대만 등 경쟁국들의 수출이 지난 1월에 45% 급감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 1월 수출이 33% 가량 줄어드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 감소세가 줄고 무역수지가 회복된 가장 큰 이유는 환율 효과로 분석된다. 무역거래 관행상 환율이 수출입에 반영되는데는 통상 3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지경부는 지난해 10월부터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한 환율이 이달들어 수출입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선박류 등 조선업종의 수출이 늘어난 것도 수출과 무역수지 개선의 주요한 요인이다. 이 실장은 "인도 일정을 감안하면 선박류 수출이 지난 1월에 비해 15억달러 이상 증가했다"며 "지난 19일까지 26억 달러를 수출했고 지속적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올해 선박류 수출이 544억달러로 지난해 432억달러에 비해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달 무역수지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실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서 1500원까지 계속 상승했다"며 "다음달에도 환율 상승 효과와 조업일수 증가, 선박류의 수출호조 등 무역수지가 개선될 요인이 많아 흑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질 경우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외환시장이 안정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수지 흑자가 계속되면 수출 달러가 국내에 유입돼 달러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경부가 원래 직접 발표하지 않던 20일치 수출입 실적을, 그것도 이례적으로 일요일인 22일에 급하게 브리핑한데는 이같은 외환시장 안정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까지 불과 9일새 125원 올라 1506원으로 마감했다.

 원화의 가치 하락(환율 상승)은 수출 가격을 떨어뜨려 수출기업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급격한 환율 상승은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원유 등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입장에서 원자재 수입가격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업의 원가 구조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이 너무 가팔라 기업 심리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외환시장 안정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지경부까지 나서 이달 20일치 수출입 실적을 서둘러 발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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