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결국 국유화로 가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2.22 10:59

WSJ "은행 예금 보호 대책 등 빠른 대책 나와야"

미국 은행의 국유화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가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더욱 심화되고 있어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은행 국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 국유화는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고려할 대책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주 주가 폭락이 예금 인출 사태를 촉발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에 출연 "은행들의 단기 국유화가 불가피하다"면서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지만 현재로선 은행 국유화 가능성은 충분하다" 밝혔다.

도드의 발언은 곧바로 금융주 급락으로 이어졌다. 금융주가 급락하자 백악관은 "재로선 국유화 가능성이 없다" 곧바로 개입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이 같은 발언에도 금융 불안은 가시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기관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며 현재 미적지근한 금융위기 대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주가 폭락이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정부관계자들은 은행 국유화가 오히려 금융위기를 더 오래가게 만들고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은행들을 국유화할 경우 민간 자본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은행 자금 지원을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 대응책이 너무 늦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국유화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은행들 역시 국유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씨티그룹은 "자본 상황이 매우 견조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미래 수익 성장의 기반을 닦고 있다"고 밝혔다.

케네스 루이스 BOA 최고경영자도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국유화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루이스는 "앞으로 BOA는 자금 지원이 필요없을 것"이라며 "BOA는 충분한 자본, 유동성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과 같이 금융주 주가 폭락이 지속된다면 은행들의 국유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주 주가 폭락은 심각한 상황이다. 씨티그룹은 20일에만 22% 폭락하며 1991년 1월 29일 이후 최저치인 1.9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BOA의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36%까지 폭락했지만 백악관의 개입으로 낙폭을 만회, 3.6% 떨어진 3.7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물론 주가 하락이 은행들의 재무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가 폭락은 은행의 대량 예금 인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

주가를 지지할 만한 금융권 대책이 시급히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예금인출 사태로 자금난에 빠진 은행들은 결국 국유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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