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원유ETF를 선택하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9.02.22 19:57

[원유투자의 유혹] 증시불안속 대안부상..장기투자하면 승산"

"지금 흉측한 위기속에 국제유가가 바닥에 헤매고 있지만 최소 3년 세계경기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면 제값을 회복할 것으로 봅니다. WTI(미서부텍사스산 원유)기준 배럴당 30달러 조금 웃도는 지금 가격은 산유국 생산단가도 건지기 힘든 수준이죠.
향후 세계경제 성장이나 역학구도로 볼때 지난해 150달러에 근접했던 '반란'수준의 유가는 다시 기대하기 힘들어도 너무 낮은 만큼 인내를 갖고 기다리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앞날이 안보이고 투자자들이 잔뜩 움추려든 요즘이 최고의 투자기회라고 생각하는 직장인 강 모씨(45). '마땅히 투자할 게 없을까'라고 고민하던 차에 30달러대까지 하락한 국제유가가 눈에 들어왔다. 좀 길게 보면 산유국을 못살게 할정도도 아니면서 원유소비국의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는 범위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강 씨가 선택한 상품은 바로 원유 상장지수펀드(ETF)다. WTI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상장 인덱스펀드로 개별 주식과 같이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아쉽게도 현재 국내에 상장된 원유 ETF가 없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ETF에 투자키로 했다.

◇ 원유ETF 이렇게 투자한다
강 씨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원유 ETF 가운데 UCO(Ulta DJ-AIG Crude Oil ProShares)를 골랐다. WTI 선물값이 상승할때 2배 이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물론 하락할때 2배의 손실을 감내해야 하지만 추가 증거금 납입(마진콜)이 없어 '깡통'찰 일 없다는 게 강 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일(현지시간) 마감가로 한 주당 가격은 6.55달러(19일 마감가)로 원유ETF 중 가장 대중적인 USO(US Oil Fund ETF, 24.28달러)의 1/3수준이다.



투자상품을 고르고 매매수수료를 비교해본뒤 강 씨는 소액거래의 경우 리딩투자증권이 유리하다고 보고 해외주식 거래 계좌 대행해주는 국민은행 영업점을 찾았다. 현재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곳은 리딩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이다.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금을 넣어둔 뒤 은행 영업시간인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증권계좌에서 환전을 하면 일단 준비 끝.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래를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강 씨는 실시간 자유로운 주문과 시세 확인, 저렴한 수수료를 고려해 온라인을 통해 거래키로 했다. 온라인 거래를 원한다면 리딩투자증권에 전화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신청하면 된다. 미 현지 증권사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HTS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는 데 3~7일 정도가 소요된다.

그렇다고 ETF 매수를 위해 일주일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증권사를 통한 전화 주문은 계좌 개설 즉시 가능하다. 게다가 온라인 거래를 신청하면 거래 수수료도 온라인 기준으로 적용된다.

강 씨는 온라인 계좌를 신청한 뒤 바로 전화 주문을 넣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시장 개장초에 레버리지 2배인 UCO 320주가 6.05달러에 매수체결됐다. HTS 월 이용료(15달러)와 거래수수료(20달러) 까지 강 씨의 원유ETF 투자금은 2000달러(약 300만원)다.


◇ 높은 수수료, 세금 부담도 고려해야

해외 ETF는 거래 수수료가 국내보다 비싸고 데이터 이용료도 내야 하는 등 국내 ETF 투자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규모에 따라 소득세를 내야한다(주민세 2% 별도). 환차익에 대해서는 별도 과세는 없으며 환매시 전체 자본이익에 대해 과세된다. 단순히 기초자산의 강세만 점치고 투자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원유 ETF를 찾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하루에만 50개 넘는 해외 주식 신규 계좌가 개설되고 있다. 대부분이 원유 ETF 투자 목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을 통한 원유 ETF 거래량도 지난해 말 대비 3배 가량 급증했다.

김석진 리딩투자증권 과장은 "원유ETF에 1~2억원을 투자하는 거액 자산가들도 있다"며 "이들은 증시 불안으로 적절한 투자처가 없는 데다 원유 ETF에 1~3년을 두고 투자하면 충분히 이익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인내가 필요한 투자...환율도 변수
원유 등 원자재 투자는 상당히 인내가 필요한 투자다. 단기적으로 변동이 워낙 심하기 때문에 막연한 유가 상승만 점치고 원유ETF에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단기적인 원유전망은 어둡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WTI기준 배럴당 35달러인 원유가 25달러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기본적으로 산유국이 감산하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완전히 전환된 이후에나 투자비용 이상의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환율도 변수다. 보통 경기침체기에는 원/달러환율이 오르고(원화절하), 경기회복기에는 원/달러환율이 떨어져(원화절상) 원유투자 이익과 반대의 관계를 가질 가능성이 많다. 지금 원/달러환율이 1500원을 넘을 정도로 높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저평가된 부분이 메워지기를 기다려야만 환차손을 극복할 수 있다.

김우석 굿모닝신한증권 해외주식팀장은 "외화로 투자하는만큼 유가와 함께 환율 전망이 선행돼야 한다"며 "860여개에 달하는 미 ETF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상품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일 거래량이 1만 주 이상인 ETF를 고르는 것도 원활한 매매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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