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돌파, 당국 개입시기는?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9.02.20 16:41

"적정선 넘어" 신중하지만 과감한 개입 전망

환율이 9일 연속 상승하면서 1500원대를 돌파하자 외환당국의 전면 개입 시기가 언제 일지에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정부가 언급한 '지나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두개입이나 미세조정 수준 이상의 강력한 실개입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급등한 15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24일에 기록했던 전고점 1513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 10일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랐다.

최근 환율의 수직상승은 "방관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게 외환당국의 평가다. 이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환율수준이 높다"고 말해 정부의 시각을 대변하기도 했다.

이날 환율이 장중 1500원선을 돌파하자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국제금융국장과 외화자금과장 등은 오전 내내 회의를 열었으며 마감한 뒤 곧바로 장관실로 보고를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환율 수준이 '적정선'을 초과한 만큼 당국의 개입 강도가 높아질 개연성도 커졌다. 당국은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던 지난 17일부터 미세조정을 시작했고 이후 정부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간간히 나왔지만 강도는 높지 않았다.

1기 경제팀과 달리 2기 경제팀이 시장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최근 환율이 상승하는 추세에서 섣불리 개입할 경우 지난해처럼 실탄만 소진하고 효과는 거두기 어려울 수 있어 공격적인 개입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환율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진다면 당국의 스탠스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일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도 당국의 태도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1500원선 부근에서 투기적인 거래가 감지될 경우 강력하게 시장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시그널이란 분석이다.

그렇더라도 공격적인 개입은 신중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환율상승 추세가 대내변수보다는 대외변수에 따른 것이고 역외세력의 투기적인 매수세와 심리적인 불안 등이 겹쳐진 것이므로 추이를 봐가며 대응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정부는 오는 22일 발표가 예정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기금을 기존 80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을 미리 흘리며 "외화를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늘게 됨으로써 외환시장이 보다 안정될 것"으로 애써 내다봤다. 이 역시 아직은 강공쪽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한 번 개입을 시작하면 강도는 확연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국제금융라인에 대해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겠지만 한번 쏘면 화력이 폭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등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들어가서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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