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산은에 자금요청, 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02.20 10:13

운영자금 20억달러 소진, 수출전망도 '먹구름'

최근 GM대우자동차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11일 오후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이 직접 지식경제부를 찾아 정부지원을 요청한 것에 뒤이은 조치다.

GM대우의 이 같은 행보는 우선 장기 운영자금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GM대우는 2002년 당시 대우차와 GM, 채권단이 본 계약을 할 때 확보한 20억달러의 운영자금을 소진했다.

20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GM대우가 채권은행단(산은, 우리, 신한, 외환)과 맺은 신용공여한도(그레디트라인) 12억5000만달러는 이미 모두 인출됐으며 7억5000만달러의 대출금도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온다. 대출금 중 1억달러는 미상환 상태다.

GM대우 측은 이에 대해 “당장 유동성 위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장기적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선제적 조치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글로벌 위기로 판매가 급감하긴 했지만 중소형차 경쟁력을 갖춘데다 그간 꾸준히 성장을 해온 터라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외부적 상황이 만만치 않다. 본사인 GM이 파산직전에 놓이면서 수출대금이 제대로 회수가 안되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통상 2~3개월 걸리는 수출대금 회수가 일부 지연되고 있어 자금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남미와 동유럽 등에서 못 받고 있는 금액이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까지 이를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생산의 90%이상을 GM의 영업망을 통해 수출하기 때문에 미래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게다가 지난 17일(현지시간) GM본사가 연말까지 4만7000명을 감원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자구책으로 내놓아 글로벌 영업망이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GM대우의 수출은 이미 전년동기 대비 53.6% 급감했다. GM대우 역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GM그룹 내에서 준중형 이하 라인업에서 확실한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며 20%이상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기에 GM대우 자체가 당장 무너질 우려는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차원에서는 자동차업계 전반을 지원하는 안을 내놓을 것이고 산은은 GM 본사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지난주 민유성 행장이 지경부측과 만나 GM대우에 대한 자금지원 문제를 논의했으나 구체적 금액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은은 GM대우가 경영 자료를 제출하는 대로 검토해 지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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