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美국무 방한 '초특급 1박2일'

송선옥 김지민 기자 | 2009.02.19 16:25

오바마 정부 첫 고위직 방문, 한미FTA·북한 문제 등 촉각

-93년, 96년 퍼스트레이디로서 방문후 세번째
-北미사일 발사시, 제재 언급 전망도
-李대통령 오찬·이화여대 방문 등 일정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저녁 한국에 도착한다. 미국에서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고위직 방문인데다 전 퍼스트 레이디이자 대선 후보로 갖는 무게감 때문에 외교가 안팎은 클린턴 장관의 방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 양국간 현안도 산적해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한은 향후 한미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1993년과 96년에 퍼스트 레이디로 방한한 적이 있어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다.

 ◇어떤 얘기 할까=클린턴 장관의 이번 일정 중 핵심은 외교장관 회담 및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같은 공식 외교일정을 통해 세계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국제공조 방안과 한미관계, 북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이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목적이 무엇이든 미사일 발사를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 미사일 문제를 6자회담에서 다루겠다"고 말해 이번 한미간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6자회담에 미사일 문제가 포함될 경우 6자회담의 성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 받게 될 제재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북한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클린턴 장관이 일본 방문기간에 "어느 정도는 삭감시킬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발언의 의미가 '비핵화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는 뜻이라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미간 통상 문제 중 가장 예민한 이슈가 돼버린 한미FTA 비준에 대해서도 클린턴 장관이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장관은 대선 기간은 물론 국무장관 후보로 의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을 통해서도 한미FTA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시사하는 발언을 해왔다.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문은 미국이 보호 무역주의 논란을 일으킨 `바이 아메리칸’ 법 조항 등을 마련한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의 통상정책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한편,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통상문제와 관련,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원칙적인 의견 교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상정책을 책임지는 무역대표부(USTR)의 대표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미FTA를 논의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클린턴 장관의 초특급 1박2일=클린턴 장관은 첫번째 해외 순방으로 일본, 인도네시아, 한국, 중국 등 아시아 4개국을 택했다. 미국 외교정책에서 아시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클린턴 장관은 19일 밤 늦게 전용기편으로 한국에 도착해 숙소에서 여독을 풀고 20일에 주한미군 기지 방문,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명박 대통령 예방 및 오찬, 한승수 국무총리 예방, 이화여대 방문과 차세대 여성 지도자들과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대통령과 오찬은 장관급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경호도 장관급 인사의 경호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호대가 아닌 청와대 경호처가 맡는다.

 클린턴 장관은 또 모교인 웨슬리 여대와 자매결연을 맺은 이화여대를 방문해 조윤선, 나경원, 이혜훈, 정미경 한나라당 의원과 김유정, 전현희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등을 만난다.

 여성 의원들 외에 김민전 경희대 교수, 서현진 숭실대 교수, 김미형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 등 정재계·학계 인사, 여대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다음 목적지인 중국으로 떠난다. 1박2일의 짧은, 그러나 밀도 높은 클린턴 장관의 한국 방문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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