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지금 사도 괜찮나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9.03.02 04:07

[머니위크]

요즘 화장실에서 웃는 투자자는?

바로 금(金) 투자자다.

지난 18일 순금(24K) 한돈인 3.75g의 소매가격이 20만5000원을 넘어섰다. 금 한돈의 소매가격이 20만원을 돌파한 것은 국내 사상 최초. 진짜 금값 됐다.

'진작에 금에 투자할 걸!'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이들이 많을 터. 한발 늦었음을 후회하며 그냥 뒤돌아서기에도 적지 않은 미련이 남는다.

향후 '금값 2000달러시대'가 도래한다는 설마저 돈다. 경제가 불안할수록 더욱 각광받는 금 투자법과 유의점을 알아봤다.

◆금 적립할까? 금펀드 할까?

골드미스 김은정(36) 씨는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이라는 뉴스에 금 투자를 결심했다. 금을 보유한다는 것이 내심 든든한 데다, 미래 가치 상승 가능성까지 고려하니 괜찮은 투자라는 판단이 선 것.

김씨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한돈에 5만원하는 금이 20만원이 된 걸 보니, 10~20년 뒤에는 또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있겠냐"며 금 테크에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과연 금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금 실물을 직접 사서 보관할 것이 아니라면, 금통장(골드뱅킹)을 만들거나 금 관련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금 통장은 현금을 내면 시세에 해당하는 양만큼 금을 적립하거나 입출금할 수 있는 상품.

우선 ①적금처럼 매월 적립하는 통장으로 할 것인지, ②수시입출금하는 통장으로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금 적립통장은 현재 신한은행(골드리슈 금 적립통장, 키즈앤틴즈 금 적립통장)과 기업은행(윈 클래스 골드뱅킹)이 판매하고 있다.

두 상품 모두 소액(최초 1g 이상)으로 적립이 가능하다. 단 거래 단위 등은 은행별ㆍ상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 적립통장은 매월 1g(단위로) 이상 적립할 수 있다. 즉 매월 1g씩 적립을 선택했다면, 1g의 가격 변동에 따라 매월 내는 돈이 적게는 2만~3만원에서 4만원 이상으로 바뀌게 된다(2월19일 기준 4만6960원).

기업은행의 골드뱅킹은 1만원(최초 1g 이상 1만원 단위) 이상 거래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매월 5만원의 적립을 희망하는 경우 5만원에 해당하는 금이 g기준으로 쌓이게 된다.

자녀를 위한 금 통장은 현재 신한은행의 키즈앤틴즈 금 적립통장이 유일. 만 18세 이하의 청소년이나 유아만 가입이 가능한 이 통장은 만기(3년, 30년까지 자동재예치) 전에 중도해지해도(10회까지) 수수료가 붙지 않고 우대 혜택(자동이체 시 스프레드 50% 우대, 생일이 속한 달은 스프레드 70% 우대 등)이 주어진다.

돈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금을 사고팔기를 원한다면 '금 수시입출금 통장'에 가입하면 된다. 국민은행(KB골드투자통장)과 신한은행(골드리슈 골드테크)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은 1g 이상 예치한 후 0.01g 단위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골드테크'는 일반 수시입출금 통장에서 한차원 나아가 금 자유 상품에 예약매매, 반복매매 서비스를 추가하고, 목표수익률과 위험수익률 도달 시 SMS통지 서비스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기능이 보강됐다.

이러한 금 통장 거래는 비과세 대상일 뿐 아니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돼 '세테크' 효과가 있다.


그러나 금값 상승에 따른 수익 외에는 따로 (현금 통장처럼)이자가 붙지 않고,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란 점을 유의하자.

최근 금 통장의 수익률은 눈이 부실 정도. 신한은행의 금 계좌인 '골드리슈'가 최근 1개월간 거둔 수익률은 17.68%. 이를 연 환산하면 무려 연 212.18%에 달한다(2월13일 기준).

금값이 치솟으면서 관련 펀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월19일 기준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골드주식-자'의 3개월 수익률은 무려 74.32%.

기은SG운용의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A클래스'와 신한BNPP의 '신한BNPP골드파생상품 1-C-i' 등의 3개월 수익률도 각각 65.94%와 64.08%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금펀드에 투자할 때는 단지 수익률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골드'가 들어간다고 해서 다 비슷한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성율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특히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 금 가격이 올라도 기업의 주식이 떨어져 수익이 안 좋을 수 있다"며 "금 관련 투자상품에는 전체 자산의 10% 안팎에서 투자하되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는 금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금, 지금 사도될까?

국내 금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크게 두가지.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19일 고시된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980.35달러. 원/달러 환율도 1475원에 이른다. 다시 말해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라는 두박자가 동시에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까? "금, 지금 사도될까?"란 질문의 답은 여기에 있다.

우선 국제 금 가격을 보자.

황재호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과장은 "요즘 국제 금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5~10%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경기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에 만연하기 때문.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 심리로 인해 '안전 자산'이라는 금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경기침체로 금의 주 수요처인 쥬얼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금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또한 국내 금 가격은 '원/달러 환율'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므로 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황재호 과장은 "환율이 지금보다 안정되고 내려간다고 하면 수익률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금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금의 변동성이 크게 늘어난 점을 주목해 분산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의 상승으로 인해 금 가격이 실제보다 더 상승한 것 같은 착시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무엇보다 분산투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적립식계좌를 활용한 투자시기의 분산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재호 과장은 "기본적으로는 장기 분할 매수하되, 최근 급변하는 장세를 활용한 단기적 매매차익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 한 해 금 가격이 높게는 온스당 1200달러에 육박하고, 낮게는 700달러 중반수준까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변동성을 타고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견해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금 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10~20%. 금이 최근 안전자산에서 투자자산으로 성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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