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신년기자회견-1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2.19 11:00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대기업들이 보관하고 있는 100조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으로 투자 계획을 실천해 달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과감한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중소기업도 일자리를 나누고 근로시간을 나눠도 종업원 해고를 자제해 달라"며 "고용을 유지할 경우 현재 임금의 2/3를 지원하는 것을 3/4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네 탓 내 탓, 걱정과 한탄, 한숨과 눈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희망이 필요합니다. 오늘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을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조금 남았으면 키워야 하고 없으면 만들어야 합니다. 희망은 긍정에서 만들어집니다. 희망은 자기희생에서 만들어집니다. 희망을 만들기 위해 저는 우리나라의 책임 있는 경제 주체들에게 호소를 하려고합니다.

대기업 여러분! 정부의 정책을 쳐다보기 전에 투자 계획을 실천해주십시오. 여러분의 금고에는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즉시 금고문을 열어주십시오.

이 자금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주십시오. 그래서 일자리를 만들어주십시오. 사정을 잘 압니다. 지금 전세계 기업들의 최대 목표가 투자 확대나 공격적인 경영이 아니라 살아남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라고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망설이면 근로자들은 길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냉혹한 경제 원리입니다. 여러분이 망설이면 나라 경제가 무너집니다. 여러분이 주저하면 희망도 없어집니다. 실업자가 넘쳐나는 사회의 금고 속 돈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과감한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어 주십시오.

기업가 정신은 바로 이런 때 과감한 투자를 망설이지 않는 모험가정신, 개척자 정신이라고 들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우리 선대들이 키워놓은 기업가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위기를 맞아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와 한나라당은 온힘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는 이미 지난 해 법인세율을 25%에서 20%로 5 %포인트 낮췄고 소득세율도 2 년간에 걸쳐 2% 포인트 낮춘 바 있습니다.

규제의 상징인 전봇대도 열심히 뽑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흡하다고 여겨지면 마지막 남은 전봇대 한주라도 뽑아버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출총제도 폐지하려 합니다. 여러분의 모험가 정신이 희망입니다. 투자가 희망입니다. 일자리가 희망입니다.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노동조합에도 당부합니다. 올 한해만이라도 노사분규가 없는 해로 만들어주십시오. 우리나라의 노사분규는 이미 지난 해 108건으로 4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올 1월에는 새로 발생한 분규가 단 한 건도 없는 신기원을 이룩했습니다. 여러분의 인내에 한없는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참아주십시오. 견디어주십시오.

국민들은 모두 올 봄 대량 실업과 구조조정을 앞둔 노동계의 움직임을 겁먹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규모 춘투가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뿐입니다. 사용자와 노조, 책임 있는 정부가 한 자리에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제안과 대안, 대화와 타협으로 희망의 싹을 틔워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엔 500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칼날 위에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비정규직을 향한 대기업 근로자 여러분의 대승적인 양보와 배려가 절실합니다. 양보와 배려가 희망입니다. 인내가 용기이고, 용기가 희망입니다. 양보와 배려, 인내로 희망을 만들어주십시오.

중소기업에게도 당부합니다. 여러분은 우리 경제의 근간입니다. 고용의 주체이고 일자리의 원천이며 대기업의 뿌리입니다. 그럼에도 경제위기가 닥치면 중소기업인 여러분이 가장 먼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종업원에 대한 해고만은 자제해 주십시오. 일자리를 나누고 근로시간을 나눠서라도 종업원에 대한 해고만은 자제해 주십시오.

정부와 한나라당도 여러분의 고용 유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중소기업들이 감원 대신 일자리 나누기와 근로시간 나누기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임금의 3분의 2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3/4까지 높이겠습니다. 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신보와 기보를 통한 보증 규모를 작년 46조에서 금년 64조로 대폭 증가시켰습니다. 금융기관의 대출도 금년에 만기 도래하는 160조원 전액을 1년 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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