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카드 "해외 이용 수수료 인상 백지화"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2.18 20:17

(상보)

비자카드가 한국 회원에 대해 해외 이용 수수료율을 20% 올리기로 한 당초 계획을 취소했다. 수수료 인상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데다,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비자카드에 집단 대응할 움직임을 보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이날 각 카드사에 "해외 이용 수수료율 인상 계획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카드는 당초 오는 7월부터 해외 카드 이용 수수료율을 결제액의 1%에서 1.2%로 인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수료율 인상 방침이 한국 고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여론은 거세게 반발했다. 해외 겸용 카드 부문에서 압도적 시장점유율(69.1%)을 확보한 비자카드가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밀어 붙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가세했다.

국내 카드업계도 비자카드에 등을 돌린 상황이다. 장형덕 비씨카드 사장은 이날 수수료 인상 조치를 강하게 비난하며 이날 비자카드 고위자문위원회 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같은 중요한 결정이 고위자문위원회를 통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며 "비자카드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은 비자카드가 한국 카드 시장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비자' 로고가 박힌 카드의 발급을 보류하거나 축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게다가 수수료율 인상 방침이 지난 연말 경영진의 일괄사퇴와 맞물리며 각종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비자카드가 국내 수익 증대를 위해 국내 출신 경영진을 몰아내고, 이후 비자코리아는 비자카드 본사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연락사무소로 격하됐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비자카드는 이에 대해 "이번 수수료율 인상 방침은 김영종 전 사장 재직 당시 결정된 것으로 작년 말 경영진 일괄사퇴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여론 악화에 비자카드는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수료율 인상 철회 방침도 향후 이미지 악화로 인한 한국 시장 내 매출 감소를 우려해 나온 방침이라는 전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출신 경영진을 몰아낸 뒤 이 같은 수수료율 인상 방침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된 측면이 있다"며 "향후 국내 시장에서 비자카드 위상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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