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JP모건 주최 '한국 CEO 컨퍼런스'에 대주주 자격으로 참석, 글로벌 투자자들 앞에서 신세계의 투자 전략과 미래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해외파'답게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인사말을 시작한 정 부장은 신세계의 수익성 등 재무 정보는 물론, 중국 시장 진출 현황, 소형점·인터넷쇼핑·IPTV 쇼핑 등 신사업 계획 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수익성에 기반 하지 않은 외형 확장 경쟁은 치명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수익성에 기반한 효율 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는 수익성에 기반한 효율 경영으로 1999년 3.9%였던 영업 이익률이 2008년에는 7.7%로 높아졌고 영업이익도 1999년 881억원에서 2008년 8400억원으로 10배가량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발표 이후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투자사 관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등 현장 반응도 좋았다.
'한국 CEO 컨퍼런스'는 매년 올 한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10여개 기업을 초청해 피델리티, 알리안스 번스타인 등 세계적인 투자사들과 함께 다양한 이슈들을 토론하는 자리다. 외국계 증권사 주도로 열린 일종의 IR 행사인 셈이다.
기업 IR행사에 정 부회장까지 나선 것은 이례적이었다. 신세계측은 "JP모건이 정 부회장에게 초청 의사를 밝혀왔고 정 부회장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이번 일이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부회장을 초청한 JP모건은 신세계와 악연이 있다. 지난 1월 13일 JP모건은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로 이마트의 수익 확장이 상당히 제한 될 것"이라며 목표가를 하향조정한 바 있다. 당시 신세계 주가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1월 14일 42만8000원에 마감해 9거래일 간 11.2% 하락했다. 40여일만에 최저치였다.
결과적으로 JP모건의 지난달 신세계 저평가에 대해 정 부회장이 직접 소방관을 자청,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 정 부회장은 1995년부터 신세계 경영에 참여했다. 2006년 12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여전히 경영전면엔 나서지 않고 주로 현장을 챙기고 있다. 실질적 경영은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부회장이 맡고 있고 정 부회장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정 부회장은 7.32%의 신세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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