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사는 기관 vs 파는 외국인' 이유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9.02.18 11:28
최근 코스닥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기관의 '순매수 행진'이다. 3월 결산을 앞둔 기관의 일관된 순매수가 코스닥의 상승 행진을 가능케 했다. 기관은 올 들어서만 코스닥 주식 4231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덕분에 전날 급락장을 경험하긴 했지만 연초 330선에 머물던 코스닥지수는 380선까지 올라섰다.

기관이 코스피시장을 외면하고 코스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단 하나다. 단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시장에선 지지부진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내로라하는 대형주들의 주가도 맥을 못 추긴 마찬가지다.

3월 결산을 앞두고 성적표를 공개해야 하는 기관으로선 중소형주, 그 중에서도 정책 테마와 실적 등 '겹호재'를 등에 업은 코스닥 우량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란 얘기다.

실제 기관은 주로 풍력과 발광 다이오드(LED), 바이오 업종 등 정책 테마주들을 집중 매수했다. 그 중에서도 덩치가 크고 펀더멘털이 양호한 기업들만 골랐다.

최근 한 달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엔 서울반도체(648억원) 태웅(456억원) 현진소재(400억원) 성광벤드(273억원) 태광(244억원) 평산(196억원) 셀트리온 (150억원) 등이 포진해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패턴이다. 외국인은 기관과 달리 올 들어 코스닥 주식을 줄곧 팔아 2808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최근 한 달간 태웅(593억원) 태광(551억원) 현진소재(402억원) 성광벤드(255억원) 평산(129억원) 등을 가장 많이 팔았다. 모두 기관이 대거 사들인 종목들이다. 기관이 많이 산 종목 중에 외국인이 매수한 종목은 서울반도체가 유일하다. 결론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정반대의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미덥지 못한 시선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으로 관점을 좁혀보면, 기관은 수익률 관리를 위해 '자의반타의반'으로 코스닥을 사들이고 있다.

반면 외국인 파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불안 재부각 조짐을 염두에 둔 안전자산 선호의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스피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행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실례로 전날 코스닥지수가 4.89% 급락한 데에는 외국인의 순매도(267억원) 영향이 컸다.

증시 전문가들이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닥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지속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결산 이후 기관의 매수세가 약화될 경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조정에 대비해 코스닥 매도 관점을 유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기관의 매수세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코스닥도 일정 밴드 안에서 움직이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공방 속에 보합권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오전 11시20분 현재 13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기관은 95억원 순매수 중이다. 개인은 85억원 순매수. 이 시각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0.46% 오른 384.93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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