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박스권 하단 테스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2.18 08:17

수익률게임은 박스권 유지 때 가능..당분간 보수적 태도

날씨가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새싹이 난다는 '우수'(雨水)다. 하지만 증시에는 봄바람은 커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작년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200선과 120일 이동평균선 돌파 시도라는 희망적인 전망은 불과 일주일 여만에 물거품이 됐다. 어제 본고에서 1200은 당분간 잊자고 말했지만 1200이라는 숫자를 꺼내기조차 민망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는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 저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추락했고 유럽은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위험으로 인해 연일 추락하고 있다.

본질은 실물경기의 침체지만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다소 차이가 있다. 실물경기 침체의 문제라면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오바마 미 대통령이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하고 본격적인 집행에 들어갔음에도 폭락했다.

문제는 단기적인 불확실성의 재생산이다.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가능성, 3월 위기설, GM 파산 여부 등 불확실한 상황이 투자자들을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물경기 악화라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선진국 시장의 반등 여부가 그나마 남은 우리 증시의 희망이었지만 전일을 해외 증시의 폭락으로 이마저 사라졌다. 현재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국내 증시가 보여줬던 하방 경직성 정도다. 하지만 지금 시기에서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그 지속성은 회의적이다.

결국 남은 희망은 우리 증시의 '하방경직성'이다. 그동안 우리 증시가 종목별 수익률게임을 벌이며 일부 종목에서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박스권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증시는 박스권의 하단을 테스트 받아야 할 상황이 됐다.

우선 기대할 수 있는 것은 1100선에서의 지지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기대'다. 우리 증시는 지난해 12월초 이후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 종가 기준으로 1100선을 지켜왔지만 그보다 더 아래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000선까지의 조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상으로는 크게 변화한 것이 없고 경기침체도 매우 심각한 수준인 만큼 17일 같은 급락세는 2009년 내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따라서 코스피지수 1000선 정도까지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늘 열어놓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쨋든 당분간은 보수적 태도가 불가피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 당분간 현금 비중을 늘리며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대우증권), "수익률 관리측면에서 일부 급등했던 종목에 대해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최근까지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군 가운데에서도 실적전망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으로 관심의 범위를 좁혀나가는 전략이 유리"(우리투자증권) 등 보수적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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