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11월 저점 위협, S&P500 4.6%↓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2.18 06:15

경기부양안 서명 불구 효과의문… 동유럽발 금융위기 우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했음에도 예상보다 경기침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며 급락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저점 수준을 위협했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도 지난 1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50 이상으로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치솟고 있음을 반영했다.

뉴욕증시가 유럽 증시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전날 프레지던트데이 휴일로 다른 증시가 하락했을때 하루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증시 부진은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예상보다 심각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79%(297.81포인트) 떨어진 7552.60을,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4.56%(37.67포인트) 하락한 789.17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15%(63.70포인트) 급락한 1470.66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해 11월 20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800선을 하회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1월 22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자동차, 금융주 등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제너럴모터스가 12.8% 하락했고 JP모간체이스는 11.66% 급락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11.05%, 씨티그룹이 10.89% 내렸다. BOA도 11% 추락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장마감을 30분 가량 앞두고 7870억달러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기부양책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어 증시에는 별다른 효과를 미치지 못했다. 경기부양책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침체를 막는데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 동유럽 디폴트 위기, 금융위기 새국면 우려

전날 일본 경제가 예상보다 더욱 큰 폭의 성장률 둔화를 기록한 점도 뉴욕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유럽의 국가 부도 위기 고조로 인해 금융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우려도 반영됐다. 무디스는 이날 동유럽과 관련된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서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재 동유럽 국가들은 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해있다. 서유럽 은행들은 동유럽 국가에 1조7400억달러에 달하는 대출을 보유하고 있어,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는 치명적이다. 유럽 국가들의 심각한 2차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고, 이는 곧바로 전세계 위기로 확대될 전망이다.

동유럽국가들의 자금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라트비아, 헝가리,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리고 앞으로 불가리아,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도 자금 지원을 요청할 전망이다.

한마디로 총체적 위기다.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책과 구제금융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번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마이클 시닉 와사치퍼스트소스롱숏펀드 펀드매니저는 "이번 위기를 끝내는데 매우 길고 고통스런 과정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 11월 저점 하회시 매입 기회로 활용해야

그러나 팀 스페이스 아이스너의 자산관리부문 책임자는 증시 붕괴 시나리오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스페이스는 "오바마 행정부가 18일 모기지 대책을 발표하는 등 구제정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11월 저점을 하향 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우지수가 7000선을 하회할 수 있겠지만 이는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는 다우지수의 범위는 8500~1만1000선에서 움직일 것이며, S&P500지수가 11월 저점인 750선을 하회할 경우 주식을 매수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지역의 제조업경기 동향을 반영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전달 -22.2보다 하락한 -34.7을 기록, 2001년 집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0을 하회할 경우 뉴욕지역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오바마 경기부양책 서명 "위기 극복 시발점"

오바마 대통령은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787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법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이날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본격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게 됐다. 350만 고용창출과 경기부양의 대장정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부양법안 서명이 경제 위기의 끝은 아니지만 회복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날 안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로부터 구조조정 계획안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파산보호신청후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계획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자동차 업체들의 파산보호신청 가능성 역시 고조되고 있다.

◇ 유가 35불 하회, 금값 상승

동유럽발 우려와 뉴욕주 제조업지수 추락으로 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 인도분 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6.9%(2.59달러) 급락한 배럴당 34.92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금값은 상승했다. 금선물 4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25.30달러(2.7%) 상승한 온스당 967.5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한때 금값은 975.40달러를 기록, 지난해 7월 22일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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