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환율…"어디까지 오를까"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강기택 기자, 박상주 기자 | 2009.02.17 17:01

(상보) 심리적 지지선=1450원...추가급등 제한적

편집자주 |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아찔할 정도다. 6일새 무려 74.5원이나 오르며 17일 1455.5원까지 올랐다. 지금 추세라면 곧 1500원선이 뚫릴 태세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환율 공포(패닉)'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급등세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 환율상승세가 주로 심리와 단기재료에 따른 것으로, 3월부터 빠르게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하반기에 환율이 12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시장은 환율급등, 주가급락, 국고채금리 상승이란 트리플 악재에 휘둘렸다.

-지난해 하반기의 최악 상황과는 달라
-삼성경제연구소 하반기 1200원 아래 전망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450원선을 '심리적 지지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1500원대로 올라서면, 부담을 느낀 외환당국이 나설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오르던 내리던 (변동성이) 급격한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단기급등 뒤 1440원에서 고점을 확인하고 다시 1300원대로 빠르게 복귀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추가 급등은 제한적=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글로벌 금융불안의 단기 증폭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감은 미국과 유럽의 상업은행 도산마저 우려됐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그 강도가 크게 낮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지난해 10, 11월 같은 글로벌 패닉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패턴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달 악재 대응 시기를 거쳐 3월이 되면 (상승) 강도가 약해지며 하락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시중은행의 경우 외화조달 여건이 나빠지긴 했지만 역시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외화조달에 성공했고, 시중은행의 외화조달 여건도 한결 좋아졌다는 것. 경상수지의 경우 지난 1월에 최악의 수준을 보였지만 갈수록 개선되면서 단기적으로 1500원을 넘어서더라도 빠르게 진정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하반기 1200원 아래로 하락= 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웃돌 가능성은 낮고, 하반기에 12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까지 글로벌 금융불안 고조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엔화의 나홀로 강세, 원화 불안 등 3대 현상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다만 3, 4월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송금수요가 더해지며 일시적으로 1500원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상반기에는 수급상 상승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시중은행이 갚아야 하는 단기외화채무는 약 400억달러 규모로, 단기외채 상환수요가 여전히 큰 수준이다. 또 조선업체의 수출환 매도분을 고려하면 실제 외환시장에 공급될 달러화 규모는 수출 전망치(544억달러)보다 적은 387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하반기에 각국 금융시장 안정화 및 대규모 경기부양 조치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진정되면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국내 외화조달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당분간 1400원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조선업체들이 맺은 수출환 매도계약 가운데 이달과 다음 달 만기 도래하는 물량이 만만찮다. 그만큼 달러 매수 우위가 유지될 것이란 얘기다.

◇최악은 아니다= 최근 환율상승은 지난해 하반기처럼 '셀 코리아(Sell Korea)' 현상과 맞물려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상승속도가 빠르게 줄 것이란 기대를 낳는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대거 팔아치워 해외로 나가면서 환율이 상승하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유가증권투자 동향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올들어 이달 16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4472억원을 순매수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6715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이달 중(1~16일)에는 코스피에서 4472억원, 채권에서 6715억원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다만,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주(9~13일)에는 코스피에서 5958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 쪽에서는 392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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