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과 박신언 몬시뇰 (명동성당 주임신부)의 안내로 명동성당 대성전 안으로 입장한 이 대통령은 성당에 안치된 김 추기경 유리관 앞에서 30-40초간 고개 숙여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어 관 오른 쪽으로 돌아 김 추기경 머리 앞에서 다시 20여 초간 조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양 손으로 관 모서리를 잡고 김 추기경 얼굴을 바라보다 다시 왼쪽으로 이동해 김수환 추기경의 오른쪽 얼굴을 바라보면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우리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함께 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이같이 쓴 뒤 영접 나온 정진석 추기경과 환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성탄절 날 뵐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때는 말씀도 나누시고 하셨는데...”라고 아쉬워하자, 정 추기경은 “그 때가 사실상 마지막이셨다. 그 뒤로는 기력이 더 떨어져 옆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힘들어 하셨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날 교회에 갔다 갑자기 뵙고 싶어서 병문안을 가게 되었다”며 “힘드시니 그냥 계시라고 만류하는데도 자꾸 말씀을 하려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김 추기경께서 나라를 위해 큰일을 많이 하셨다”는 정 추기경의 말에 “40년 전 추기경이 되셨을 때만 해도 한국이란 나라가 존재감이 없었을 때인데 한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화답했다.
이어 “어렵고 힘든 때에 국민들에게 사랑하고 나누라는 큰 가르침을 남기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한편 이날 사제관에서 나와 명동성당 입구까지 이동하는 동안 이 대통령을 알아본 조문객들이 악수를 요청하면서 10여 분 이상이 소요됐다. 조문객 통제선을 넘어 악수하려는 인파가 많아 경호실 요원들이 통제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김수환 추기경을 조문하려는 조문객은 명동성당 안뜰부터 시작해 명동성당 입구, 계성여고, 퇴계로까지 이어져 조문까지 3-4시간가량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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