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온-오프 시장 평정하나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 2009.02.17 15:47
- 온라인 시장 경쟁 더 치열해질 듯
- 삼성 브랜드 힘 무시 못해..온라인사 위기감
- 오프라인 공격영업 선언..경쟁사 긴장

"업계 1위사잖아요. 당연히 신경 쓰이고 긴장되죠."

신년벽두부터 삼성화재가 화두에 올랐다. 다음달부터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영업조직을 최대 1만명까지 늘리겠다고 나선 까닭이다.

◇온라인 시장, 긴장감 팽배= 온라인 자동차보험사 관계자들은 삼성화재의 온라인 시장 진입을 놓고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업계 부동의 1위사이자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28%를 자랑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사 관계자는 "솔직히 삼성화재가 들어오면 온라인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하지만 심기일전해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뒤로 처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업계 2위사인 현대해상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를 보더라도 대형사의 브랜드 파워는 무섭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이카다이렉트는 2006년 4월 영업을 시작한 이후 매년 무섭게 성장하면서 만 3년인 올해 1월말 현재 시장점유율을 14.9%까지 끌어올렸다.

그 배경에는 현대라는 브랜드 파워가 있었다. 온라인사의 한 관계자는 "하이카다이렉트의 경우 현대라는 브랜드의 힘이 없었더라면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삼성화재도 상당한 파급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월말 현재(가마감) 온라인 시장은 4개의 전문 온라인 보험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교보AXA가 25.8%로 1위를 달리고 있고 하이카다이렉트에 이어 에르고다음다이렉트가 12.3%, 더케이손해보험이 11.3%로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온라인 경쟁 심화 우려= 문제는 삼성화재 전략이다. 삼성화재가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 고객으로 전환시킬 경우 온라인 시장이 더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지만 기존의 온라인 고객을 자사로 전환시키려는 전략을 펼 경우 온라인 시장 경쟁만 더 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전략이 오프라인 고객이었다가 보험료 때문에 타사 온라인 상품에 가입한 고객을 다시 끌어오는데 맞춰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온라인 시장에서 제살깎기식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과거 흥국쌍용화재가 인터넷으로만 자동차보험을 판매했다가 실패하고 전화판매로 전환했었다"며 "삼성화재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고 전화판매로 전환할 경우 온라인 시장은 또 한번 파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 보험사에서 체결되는 계약의 99%는 전화로 이뤄진다. 1%만이 인터넷을 이용할 뿐이다. 이런 한계를 삼성화재가 어떻게 넘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오프라인도 '공격 앞으로'= 종합손보사들도 삼성화재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는 매한가지다. 삼성화재가 영업조직을 늘리는 등 공격 영업을 표방한 탓이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업계 1위사로서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장점유율도 한때 32%대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28%대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룹 사정이 있긴 했지만 업계 1위사로서 업계 흐름을 주도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그룹 일도 마무리 지어졌고 지난해 지대섭 사장이 취임하면서 공격 영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형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영업인력을 늘린다는 것은 얼마 전부터 흘러나왔던 얘기"라며 "우리도 영업조직을 늘리는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영업환경이 나빠졌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시장이 줄어들었는데 영업인력을 늘린다고 영업력이 커질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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