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40원대… "역외 공격 가능성"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9.02.17 12:25

3월 위기설 선반영 추측도, 주중 1410원 예상

-한국 외화자금 지표 나빠, 역외 환율 공격 가능성
-조선 수주 급감으로 네고물량 줄어 상승제한 못해
-1400원 돌파 이후 수급 균형 깨져.. 고점부담에 주중 1420원선 예상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를 돌파했다. 국내 외화자금시장 불안이 점증되던 차에 환율이 지난 주 1400원선이 뚫리면서 걷잡을 수 없이 급등하고 있다.

17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역외 투기세력들의 서울외환시장 공격 가능성을 조심스레 경계했다. 딱히 악재가 없는 데도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작년 말 홍콩의 외국계 외환 딜러에게 들은 말을 떠 올리면서 역외 세력의 공격 가능성을 의심했다. 홍콩의 딜러는 당시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돼지를 잡아먹어야 하는데 못했다. 아시아와 동구, 남미 국가 가운데 한국이 타깃인데, 그때 좀 말라 살을 더 찌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전문가는 전했다.

선물사 관계자는 "한국의 외화 사정을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들에 고금리로 외화차입에 나서라고 유도하는 분위기"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 등 한국의 외화지표가 나빠진 상태에서 환율을 바짝 올려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은 지난 10일부터 6일째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1400원선에서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 탓 인지 1300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11일 장중 1400원을 돌파한 뒤, 이튿날 종가로 1400원선을 넘어섰다.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지난 주 장중 1400원을 보일 때 정부가 개입하는 움직임이 없자 다음 날부터 1400원선을 웃돌았다"며 "수급에 따른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1400원을 터치해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환율 상승 억제 수단도 줄었다. 이를 테면 지난해 조선 및 중공업체 수주 감소로 올해 대형 달러 매물이 줄어들었다.

또 다른 선물회사 관계자는 "올 1월만 해도 크게 낮은 호가가 나와 환율 상승세를 붙잡았지만 지난 주부터 달러 매물 강도가 약해졌다"며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기업 달러 매물이 부족해졌고, 환율이 1400원 위로 오르자 달러를 보유한 기업들이 포지션을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400원대에서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환시장에 달러 매수가 우위를 보인 때문이다. 지난해 조선업체들이 맺은 수출환 매도계약 가운데 이달과 다음 달 만기 도래하는 게 적잖다.

일각에서는 엔화 자금 회수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 우려가 선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역외가 자금을 빨리 회수하려고 경쟁하면서 3월로 예상된 외화 자금난이 앞당겨진 것"이라며 "3월 위기설을 불식시키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하단에서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중 원/달러 환율 고점을 1450원선으로 전망했다. 외환당국이 1500원대 환율에 대한 부담감으로 1450원에 심리적 지지선을 설정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중 환율은 이보다 하락한 1410원에서 1430원대 수준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오르던 내리던 급격한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율이 1440원에서 고점을 확인하고 1390원 등 1300원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이날 삼성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상회할 가능성은 낮으며 하반기에 1200원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글로벌 금융 불안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엔화 강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겠지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서면 각국 금융시장이 안정화되고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화조달 여건이 개선돼 환율이 1200원대 이하로 급락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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