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마저 사라진 美증시 7500도 위험"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9.02.17 11:41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있던 미국 증시에서 '기대 거품'이 꺼지면서 다우지수가 7500선까지 밀렸던 지난해 11월 저점도 깰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후 '정책프리미엄'으로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는 정부의 금융안정대책과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기대치 하락으로 다우지수 8000선이 다시 붕괴되는 약세장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이제 투자자들은 미 증시가 작년 11월 저점 수준, 혹은 그 아래로 더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전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나흘간 5.1% 하락해 7850.41로 마감했다. 11월 저점 7552.29에 비해 약 4% 높다. 직전 약세장 당시 2002년 10월 저점인 7286.27과 비교해도 차이가 7.7%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워델&리드파이낸셜의 헨리 허먼 최고경영자(CEO)는 "기대감의 풍선에서 공기가 새어나가고 있다"며 "모두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인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헨리 허먼의 투자회사는 작년말 증시의 반등에 베팅해 현금비중을 17%에서 11%로 줄이고 주식 편입비중을 늘렸다. 그러나 최근 다시 현금 비중을 14%로 늘리고 주식 대신 안전자산인 국채와 하이일드 채권을 늘리고 있다.

아직 다수의 펀드매니저들은 이번 증시 하락이 소폭 조정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여전히 전 저점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발표한 금융구제방안에는 세부 내용이 빠져있어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이어가기엔 부족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안도 필요한 만큼 빠른 속도로 예산집행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발표 이후 원자재 가격은 내리고 금,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은 상승세다. 금 선물 가격은 현재 945.45달러까지 상승해 지난해 고점인 1003.2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이 또한 증시의 하락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투자회사 퍼스트쿼터의 에드가 피터스는 "이번 경기침체에서 바닥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장기투자자는 거의 찾기 어렵고 투자자들은 모두 불안감에 단기투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PNC자산운용의 짐 더니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침체가 더 나빠지거나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으로 두려워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면서 "과거 역사를 통해 시장을 움직여보려는 워싱턴의 여러 시도는 우리를 실망시킬 뿐이라는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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